지역 국회의원과 현직시장, 양산시민연합측의 정치적 갈등으로 지역 여론이 뒤숭숭하다. 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5·31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시장 공천 결과의 산물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한나라당 텃밭인 양산에서 무소속 오근섭 후보가 시장에 당선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승리의 버팀목은 당연히 시민연합이었다. 시민연합이 “양산은 죽었다”며 한나라당 김양수 국회의원의 시장 공천에 반발한 것이 5.31 지방선거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지역 여론을 외면한 채 공천을 감행했다가 선거 패배의 멍에를 쓴 국회의원이 오시장과 시민연합 공동대표 15명, 실무책임자 2명 등 무려 18명을 무더기로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 정식재판을 받기에 이르렀다.시민연합측은 “자신의 유권자를 탄압하는 국회의원이 어디있느냐”며 원망을 하고 있는데 특히 사법처리된 인사 상당수는 한나라당 양산시지구당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한때 같은 당적을 보유하고 있던 인사들이어서 정치판의 비정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고 있다.시장을 포함한 지역유지 18명은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런 갈등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국회의원의 아량이 아쉽다”며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선거결과는 바로 민심의 결과이다. 또 법 앞에 우선되는 것이 민심, 즉 천심이 아닐까. 무소속임에도 오 시장이 당선된 것은 바로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공천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므로 겸허히 반성하고 시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전념하는게 타당할 것이다.특히 국회의원이 이번 선거법 관련 사법처리가 자신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부인으로 일관하는 것은 대인의 도리가 아니다.시장과 국회의원간의 불화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양산의 현재는 어떤가. 신도시, 부산대학병원, 지하철 2호선 건설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서로가 협력해도 국비확보가 성사되기 어려운 마당에 지역 쌍두마차가 상생하지 않는다면 지역발전은 제자리 걸음만 반복할 것이다. 시민 들은 양측이 화해하길 갈망하고 있다. 오 시장도 국회의원에 대한 반감을 거두고 더 성찰하길 권유한다. 진정한 승리자는 적을 용서할 줄 안다. 좀 더 겸허해지고 시민들의 쓴 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한다.김양수 국회의원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여야를 통틀어 일 잘하는 의원으로 꼽았듯이 국사를 잘 챙기는 의원이다. 그러나 정작 지역구에서는 끊임없이 잡음을 양산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민심은 천심이다. 그가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시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민초는 어떤 표정인지, 지역의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큰 흐름에 주목해야할 것이다.이종국 (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