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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추석음식 맛나고 재밌어요”..
사회

“추석음식 맛나고 재밌어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9/29 00:00 수정 2006.09.29 00:00
농업기술센터 찾은 이주여성들 추석 음식 배우는 재미 ‘솔솔’

“국적은 달라도 이젠 한국 아줌마!”

29일 오전 10시, 농업기술센터 교육장은 추석 음식을 배우기에 모인 이주여성 5명의 서툰 우리말 솜씨와 웃음소리로 넘쳐흘렀다.

먼 타국인 필리핀에서 이곳으로 시집온 박코로지나(47)씨와 소피아(40)씨, 조빌딘 마나러(24)씨, 그리고 베트남에서 온 누엔항미(22)씨와 누엔더 룩 툼(22)씨가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촌거주 외국인여성 적응교육에 참가한 것이다.

30분간 한글 수업을 받고 조리실로 들어선 그들은 요리법을 알려주는 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 새라 귀를 쫑긋 세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송편 빚기와 생선전 굽기에 들어가자 한국 아줌마들답게 여기저기서 질문과 재잘재잘 수다가 쏟아져 나온다.

소피아씨는 한국에 온지 8년이 되었지만 송편은 처음 만들어 보기에 모든 게 신기하다.
그는 “이 떡 항상 사먹었어요. 처음 만들어 보는데 너무 재밌어요. 추석날에는 직접 만들어 볼래요”라며 수첩에 꼼꼼히 기록하며 송편 빚기에 여념이 없다.

결혼한 지 3년이 넘은 마나러씨는 “저 이제 요리 잘해요. 김치찌개, 부침개 등 다 잘 만들어요. 항상 우리 시어머님께서 ‘아이고, 우리 며느리 이제 다 배웠네’ 하셨는데 얼마 전에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파요. 명절이 되니 고향부모님과 어머님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몇 달 전에 시집 온 항미씨와 룩툼씨도 뗏쭝투라 부르는 베트남 추석이 한국과 같은 날이라 더욱 고향이 그립지만 한국에서 맞는 첫 추석이기에 다음 주가 너무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룩툼씨는 “추석이 기다려지는데 한복 입고 절하는 거 너무 어려워요. 한국말도 어렵고 호칭하고 예절이 너무 많아요. 많이 배워서 어머님께 더 예쁨 받아야 하는데...”라며 내심 걱정도 앞선다.

명절을 앞두고 음식도 배우고 친구들이 생겨 너무 기쁘다는 그들은 제2의 고향인 이곳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보름달을 타고 머나먼 고향에 전해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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