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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학교탐방-화제초등학교]
도시 아이들이 화제초로 몰려..
사회

[학교탐방-화제초등학교]
도시 아이들이 화제초로 몰려온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09/29 00:00 수정 2006.09.29 00:00

외국의 어느 아동문학가는 ‘어린시절부터 아름다운 것에 의해 키워지면 그 사람은 항상 아름답게 생각함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는 어린시절의 환경이 한 인간의 일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이야기해 주는 대목이다. 이에 양산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학교로 화제가 되고 있는 화제초등학교를 만나본다.  

 

화제초에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2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도 체 되지 않아 20명의 아이들이 전학을 온 것이다. 올해 1학기 전교생이 47명으로 소규모학교통폐합 위기에 놓이기도 했던 전형적인 농촌학교인 화제초에 도시의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오기 시작했다.

도시 아이들이 농촌학교로
“도시 아이들이 찾아오는 비결요? 천연잔디가 깔려있는 아름다운 환경에 영어 원어민수업 등 특별한 교육과정을 덧붙여 아이들이 살맛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것, 이게 비결이라면 비결이겠죠”

농어촌 학교가 그러하듯 62년의 전통을 가진 화제초 역시 학생수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웃음 소리가 없는 마을은 더 이상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 아니다’는 생각으로 교사, 학부모, 주민, 동창 등 화제초 사람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1학기에 47명이었던 학생수가 2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도 체 되지 않아 20명이 늘어나 현재 67명의 학생들이 화제초를 다니고 있다.

운동장 곳곳이 바로 교실
양산에서 유일하게 천연잔디가 깔려져 있는 화제초 운동장은 그야말로 아이들의 소중한 놀이터이다. 축구선수를 꿈꾸며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야구선수를 꿈꾸며 멋진 슬라이딩을 할 수 있는 천연 잔디 운동장은 이제 화제초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또 운동장 한켠에는 생명과 땀의 소중함을 함께 가꾸는 텃밭이 마련돼 있다. 내 손으로 직접 가꾼 농작물과 함께 전교생이 한자리에 다정하게 이야기하며 먹는 점심시간은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다. 뿐만 아니라 모심기, 산딸기 따 먹기, 수경재배 체험, 전교생이 함께 하는 야영활동 등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교실을 벗어나 자연속에서의 수업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처럼 화제초는 교실과 운동장을 나누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운동장 곳곳이 바로 교실이자 생활터전인 것이다.

자연과 어학이 어우러진 학교
교육과정 역시 환경만큼이나 특색있고 알차게 마련돼 있다.

영어 원어민 수업은 자연과 어학이 어우러진 학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화제초는 전교생이 무료로 매주 2시간 씩 원어민 교사에게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이 수업은 교과서나 칠판을 번갈아 보며 영어를 배우는 따분한 수업에서 벗어나 원어민과의 대화와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몸에 익힐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이같은 원어민 수업이 중국어로까지 확대할 예정으로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사설학원과 같은 수업이 진행될 수 있는 이유는 한 반의 학생수가 10명 이하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어민 수업뿐만 아니라 일반 교육과정의 모든 수업이 교사와 학생의 일대일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허물없는 사제동행의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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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성훈이, 성민이 “학교에 푹 빠졌어요”

“잔디밭에서 축구하는게 너무 좋아요. 친구들하고도 금방 친해 졌구요. 영어 선생님이랑 게임하는 것도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성훈이와 성민이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2학기 개학과 동시에 성훈이는 화제초 2학년으로, 성민이는 화제초 병설유치원으로 전학을 왔다. 

현재 2학년인 성훈이는 이전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싫어 처음에는 전학을 가지 않겠다고 때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축구를 너무 좋아했던 성훈이였기에 천연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을 보고는 주저 없이 전학을 결정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운동장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가 이전 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라며 학교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6살인 성민이는 매일 아침 유치원을 가기 싫다며 동네가 떠나갈 듯 울어대는 바람에 동네에서 유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형과 함께 화제초 병설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 집 앞에 먼저 나가 유치원 버스 오기만을 기다릴 정도로 상당히 많이 변해 동네 사람들이 놀라워 하고 있다.

어머니 전미경(34)씨는 “조기 축구회를 다니는 애들 아빠가 화제초를 보고 학교 경치에 반해 아이들을 이리로 전학시키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반대했죠. 하지만 영어 원어민수업과 다양한 특색교육을 알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게다가 무료로 통학버스까지 운행하니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요즘 집에 오면 학교자랑을 늘어놓는 아이들 때문에 집에서도 즐거운 대화가 끊이질 않고 있어요(웃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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