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 역사상 많은 음악가들이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며, 그 작품을 후대의 연주자들이 많이 연주되고 있음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음반가게에 피아노 협주곡만 찾아보아도 그 종류와 양에 놀라게 될것이며, 그중에서 유독 눈에 많이 띄는 음반이 있을것이니 그것이 바로 베토벤의 5개 피아노 협주곡이다. 피아니스트라면 베토벤의 5개 피아노 협주곡을 통과의례처럼 반드시 거쳐가야 할 관문처럼 여겨져 왔다. 5개의 전곡연주는 아니더라고 이 작품은 꼭 연주를 해야 했으니 그 작품이 바로 피아노 협주곡 5번[황제]이다. 베토벤은 총 5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며, 28세때 1번을 시작으로 38세때 마지막 5번 협주곡을 완성하였다. 10년 동안 완성된 5개의 피아노 협주곡은 그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협주곡의 최고 작품이다. 특히 그중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작품이 협주곡 4번과 5번인데, 대중들에게 가장많은 인기를 얻은 작품이 바로 협주곡 5번[황제]이다. 황제라는 명칭은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은 아니고, 작품의 구상이 크고 그 감명이 숭고하고 황제처럼 위대하다고 하여 [황제]라는 칭호를 후대 사람들이 붙인것이다. 이 당시 베토벤은 교향곡 5번[운명]을 완성한 직후로 귓병으로 거의 들리지 않을 시기였다. 베토벤의 작품 중 유일하게 귓병으로 덕을 본 작품이라면, 바로 [황제]일 것이다. 당시 나폴레옹의 웨이그람 군대가 쏘아대는 대포로 빈의 시내가 난리를 덥석을 떨고 있을때 베토벤은 귓병의 도움으로 한결같이 악상에 잠겨서 이 작품을 완성하였다고 전해진다. 이 부분으로 보았을 때는 참으로 다행이 아닐수가 없다. 특히 이곡의 가장 뛰어난 악장은 2악장인데, 선율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구성자체도 특이하게 일반 협주곡과는 달리 피아노 독주의 카덴차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보통 카덴차는 연주의 마지막 부분에 연주자의 기교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만든 선율인데 베토벤은 첫 시작에 이 카덴차를 집어 넣었던 것이다. 이 연주의 초연은 1811년 11월 28일 라이프치히의 계반트하우스에서 있었고, 피아노는 시나이더의 연주로 초연이 되었고 후에 체르니에 의해서 재연되었으나 이후에는 베토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한번도 연주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