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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오돌오돌한 맛이 일품인 싸리버섯..
사회

오돌오돌한 맛이 일품인 싸리버섯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10/20 00:00 수정 2006.10.20 00:00

땅의 음기를 받으며 자라는 버섯은 음식물 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성질을 띠고 있다. 자라나는 모양은 영락없는 식물인데 먹으면 쫄깃쫄깃 고기 맛이 나고 향기도 아주 독특하기 때문이다.

사실 버섯은 균류로서 식물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중간에 속한다. 생장하는 속도도 아주 빨라서 금세 자라나고 금세 사라져 버린다. 자연산 송이 같은 것은 아침에 지날 때 아무 것도 없던 자리였지만 점심 때 가보면 우수수 자라나 있는 광경을 간혹 보기도 한다.

지금은 버섯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져 사계절 내내 버섯을 맛볼 수 있지만 야생 버섯은 가을이 제철이다. 보통은 나락이 익을 무렵까지만 나고 그 이후에는 모두 녹아 없어진다.

가지가 삐죽삐죽 올라온 것이 꼭 싸리빗자루처럼 생긴 싸리버섯은 가을철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버섯이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야생 싸리버섯을 흔히 먹곤 했었는데 지금은 산에서도 자주 보기가 힘들어졌다. 자연 환경이 예전 같지 않고 오염되고 훼손된 곳이 많아졌기 때문인 듯하다. 음지에서 자라는 버섯조차도 나쁜 공기와 산성비를 싫어하는 것이다.

싸리버섯은 주로 잎이 큰 활엽수림 안에서 자라는데 전체 모습이 꼭 작은 산호초처럼 보인다.
몸통에서 무수히 뻗어나온 가지에서 다시 가지치기를 해 나가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색깔은 밝은 미색에 가깝고 만져보면 살이 꽉 차 있어 탄력이 느껴진다.

그런데 싸리버섯 종류에도 먹을 수 없는 것이 있으므로 초보자가 채취했을 때는 버섯을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식용이 불가한 싸리버섯으로는 노란빛을 띤 황금싸리버섯, 붉은싸리버섯, 자주색싸리버섯 등이 있다.

싸리버섯은 약간 쌉쌀한 듯하면서도 닭고기 비슷한 맛이 나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좋다. 버섯을 삶아 찬물에 담가 우려낸 뒤 쭉쭉 찢어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땡초(매운 고추)를 쑹덩쑹덩 썰어넣고 매운 양념을 하여 무쳐 먹으면 일품이다.

된장 찌개를 끓이거나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애호박을 함께 썰어넣고 얼큰하게 탕을 해서 먹어도 좋다. 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 살이 탄탄해서 삶아서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오래 두고 향미를 즐길 수 있다.

싸리버섯에는 비타민 B, D, 구아닐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탁해진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혈압이 높거나 심장이 좋지 않을 때는 자연산 싸리버섯을 따서 식탁에 올려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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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
양산 토박이로 25년간 영축산 토굴에 살면서 3대째 대를 이어 약초와 식물, 자연 생태를 연구해 왔다. 현재 통도사 부근의솔뫼산야초 농장(홈피: www.솔뫼산야초.kr)에서 우리 고유의 약초와 희귀 야생화를 복원하고 자연에 되돌리는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저서로 《영축산 약이 되는 식물》과 최신간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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