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성악곡에서부터 독창적으로 해석한 한국가곡, 대중성 있는 영화음악까지 아우르는 곡 편성은 청소년오케스트라에 대한 배려뿐만이 아니라 클래식과 가깝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어 한층 감동 깊은 공연이었다. 특히 2부에서의 영화장면과 함께 한 영화음악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이 관객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한다. 또한 관객을 한 순간에 매료시키는 하이 소프라노의 절묘한 고음 처리 능력과 청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그리고 섬세한 동작에서 나오는 강렬한 눈빛은 어느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도록 숨죽이게 만들었다. 불혹의 나이를 넘겨도 여전히 팬들의 성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물론 조수미의 음악적 성과를 맛보기 위해 모여든 클래식 마니아와 전문가들에게 미흡한 공연일 수 있다. 하지만 협연 도중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한 어린 연주가들에게 지금 당장 음악적 성과의 미흡함을 질책하기보다 세계적인 성악가와 한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소중한 체험이 오늘 양산에서 펼쳐진 공연을 값지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