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부지를 신도시로
림 지구는 공항이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생겨난 560ha에 이르는 부지다. 이 거대한 공항 부지가 생겨나자 정치권에서는 녹지를 민간에 분양해서 개발하고 그 분양금을 시 제정으로 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는 녹지를 활용, 사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부자와 기업이 뮌헨으로 들어와 많은 소득세를 내게 돼 매각보다 장기적으로 수입이 좋으며 덤으로 인구유입, 고용창출의 효과까지 발생시킨다며 정치권을 설득했다. 정치권도 시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1992년 림 지구 신도시 개발이 추진됐다. 그러면서 뮌헨시는 조경박람회에 주목했다. 독일은 2001년 포츠담에서 조경박람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조경박람회가 단순한 조경 행사가 아니라 매우 유용한 도시개발 방법으로 떠올랐다.
이에 연방은 거액의 예산을 지원해 2년마다 도시를 순회하며 조경박람회를 열고 있다. 뮌헨시는 조경박람회를 유치해 연방 예산을 확보하고 박람회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림 지구를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열린 조경박람회는 기업, 엔지니어링 회사, 조경설계사, 묘지관리회사, 유기농단체와 농민들이 경진대회에 참가했다. 연인원 2천700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들이 뮌헨시에 뿌리고 간 돈도 천문학적이라고 한다. 뮌헨시는 림 지구를 3분의 1은 녹지보전, 3분의 1은 상업지구, 나머지는 주택지로 개발하고 있다. 1992년 설계 공모를 통해 프랑스 설계사의 도시개발안을 채택한 시는 맨 먼저 1997년 뮌헨무역전시장을 준공했다. 이어 2005년까지 총 7천세대를 입주시킬 계획인 주택사업도 거진 완료 단계로 현재 1만6천명이 입주해 있다. 2007년 마무리 되는 림 지구 개발 사업은 상업지구가 완료되면 여기에만 1만여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청에서 연수단에게 브리핑을 해준 퇴직 공무원 모임의 마이회르너 회장(이들은 바쁜 공무원들을 대신하여 시청 방문객에게 브리핑, 안내 등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이 림 지구로 안내했다.녹지보전 친환경 시설 조경박람회를 계기로 조성된 신도시는 중앙의 택지를 공원이 동, 서, 남 세 방향에서 감싸고 있다. 가장 먼저 준공된 뮌헨 무역 전시장과 공용주차장은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쓰고 있다. 전시장에 필요한 대부분의 전력을 태양에너지로 생산하고 나머지는 판매하고 있다. 상업지구의 건축은 태양열 집열판 설치를 의무화했다. 림 지구의 친환경 요소는 태양전지판뿐이 아니다. 림 지구의 도로계획은 자전거 교통을 촉진하는 것을 기본요소로 수립되었다고 한다. 주택과 상가에서 사용한 물은 인공호수로 모아 자연 정화한 뒤 인근 지역에 다시 공급하여 중수도로 사용하고 있다.2004년 1월에는 림 지구에 있는 뮌헨 무역전시장에 ‘뮌헨시 건축센터(Bauzentrum)’가 입주했다. 이 센터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의 개발에 초점을 맞춰 건축과 주거에 관련된 모든 정보와 전문 기술을 다루는 기관이다. 상품 전시회와 ‘뮌헨 태양에너지 시대’와 같은 강의 프로그램과 무료 개별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림 지구는 명실공히 친환경 건축문화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림 지구가 주는 교훈 유럽 사람들은 도시를 개발할 때, 그 장소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배치한다. 림 지구는 공항 활주로였던 곳이라 활주로를 상징하는 직선 보행로를 만들었다. 또 붉은 벽돌로 지은 관제탑을 허물지 않고 보존해 이곳에 공항이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다. 림 지구 주택공급은 철저히 사회 약자를 배려한다. 자녀가 있는 가정을 우선으로 하는 저렴한 주택 건설, 거주할 곳이 없는 노숙자 문제해결, 여성과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새 주거지역 개발에서 계층 간 소통과 조화에도 중점을 뒀다. 림 지구 부지 재개발은 단기적인 재정수입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유층 유입과 인구 증가를 통한 세수 확충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중산층과 유입된 부유층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뮌헨시는 예를 들면 공영주택인지 민영주택인지 구분할 수 없도록 디자인을 통일시켰다. 그리고 주민참여와 지역사회 커뮤니티 형성을 중요시했다. 우리는 속도전을 펼쳐 설계로부터 4년 정도면 신도시 하나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림 지구는 설계가 완료된 지 15년째 접어들었는데도 아직도 개발 중이다. 이해 당사자, 정치권과 뮌헨시, 부지 소유권을 가진 주 정부와 뮌헨시가 수시로 협의하고 시민들은 림 지구 개발에 대해 자유로이 의견을 개진한다. 독일의 도시개발이 오래 걸리는 것은 이해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개발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이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환경 파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한관호 기자 / hohan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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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집, 호프브로이 뮌헨을 찾는 한국 사람들이 꼭 다녀간다는 호프브로이하우스. 호프브로이는 바이에른 왕실 지정 양조장이 있던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홀로 꼽히는데 1589년 빌헬름 5세가 개업을 했다.델리케이터라고 하는 독한 맥주가 대표 상품으로 하루에 팔리는 맥주량이 1만ℓ나 된다고 한다. 히틀러가 나치스의 전신인 독일노동당 집회를 이 비어홀에서 열었으며 직접 연설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 대형 맥주홀은 1층과 2층을 합쳐 약 5천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1층은 독일식 전통 맥주하우스로, 2층은 저녁 식사를 겸해서 일반인들이 사교춤을 출수 있는 무도회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왕족의 여름별장 님펜부르크 성 바이에른 왕의 여름별궁이었던 님펜부르크(Nymphenburg)는 시가지 북서쪽에 있다. 독일 바로크식 건물로는 가장 큰 성인데 건물의 폭이 700m가량이나 된다. 1664년에서 1748년에 걸쳐서 건축되었으며, 그 후에 정원과 연못, 분수 등이 차례로 설치되었다고 한다. 200ha나 되는 드넓은 정원과 궁전의 내부, 마차박물관 등을 공개하고 있다.박물관 독일의 3대 도시 뮌헨은 차별화된 박물관을 많이 가지고 있는 박물관의 도시이기도 하다. 2개의 음악당과 45개의 박물관, 약 42개의 극장이 있는 뮌헨은 예술의 도시로도 불린다. 이 도시만큼 미술품이나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도시는 유럽에서도 많지 않다. 라이트 형제가 만든 세계 최초 비행기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전투기 등을 볼 수 있는 독일박물관을 비롯해 국립박물관, BMW박물관, 레지덴츠 박물관, 렌바흐 미술관, 마차 박물관 등 특색 있는 박물관이 곳곳에 있다. 독일박물관(Deutsches Museum)은 세계 최대의 과학기술박물관으로 불린다. 총 면적 5만㎡ 부지 위에 항공우주, 천문학, 유리기술, 자동차, 항해술, 통신, 철도, 정보과학, 광학, 측지학, 악기, 금속, 환경, 섬유, 인쇄 등 30여 개의 전문 분야별로 나뉘어 1만7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 밖에도 비스마르크 초상화와 렌바흐 가문의 초상화를 비롯해 칸딘스키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 렌바흐시립미술관, 20세기 미술작품을 볼 수 있는 주립 현대미술관, 세계 6대 미술관의 하나인 알테 피나코테크 미술관 등이 있다.한관호 기자 / hohan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