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헤야디야~ 우리 빛깔이 제일 곱~다!"농업기술센터(소장 최근율) 교육장 앞에 모여 고운 모시에 천연 염색에 한창인 주부들의 입에선 흥겨운 우리 가락이 절로 흘러나온다.쪽풀을 발효시켜 만든 청록빛깔의 염액에 정성껏 준비한 모시를 담근 후 쭉 펼쳐 탁탁 터는 주부들의 마음과 손놀림은 행여나 모시 염색에 얼룩이 질까 분주하다.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천연염색과 규방공예를 배우고 있는 이 모임은 지난달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한 천연염색을 이용한 조각보 만들기 반을 수료한 34명의 주부 중 뜻이 맞는 12명의 주부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모임이다. 홍화, 약재, 도토리 껍질, 풀 등 자연의 멋과 향을 이용해 손수 생활의 소품과 옷을 만드는 주부들은 매주 돌아오는 이 시간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회장을 맡고 있는 김주영(54.삼락다예원)씨는 "천연염색과 규방공예를 배우니 내용도 좋고 같은 공간, 시간 속에서 같은 곳을 지향하는 주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매주 의논을 통해 하나의 테마를 정해 선생님께 배우고 있다"며 "지역의 자연을 소재로 손수 염색하고 바느질해 옷과 소품을 만드는 게 바로 아름다운 삶이다"고 말했다. 주부들을 지도하고 있는 손여옥(53.천연염색전문가)씨는 "천연염색과 규방공예를 배우려는 주부들의 의지가 강하고 농업기술센터의 배려가 있어서 자체 모임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주부들에게 다소 어려운 과정이나 열심히 배우려고 해 보람된다"고 말했다. 쌀쌀한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형님', '동생'을 연신 부르며 천연염색과 사랑에 빠진 주부들. 그들의 배움의 열기가 이 추운 날씨를 녹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