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한국산업기술재단이 주관하는 유럽연수를 다녀왔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등 유럽 5개국을 돌며 ‘관광선진국 유럽의 문화관광산업 발전 전략’을 연수했다. 그 가운데 양산과 연계해 볼 수 있는 도시 개발, 농촌관광, 문화자산을 활용한 관광마케팅,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 활성화 사례를 보도한다.-----------------------------------현대 문명은 삶을 편하게 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문명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한편으로 기계, 소음, 공해, 회색빛 건물과 아스팔트, 현란한 조명 등에서 벗어나 가끔씩은 자연 속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배내골, 원동, 하북 등 양산의 시골 공동체들은 아직 전원 풍경을 유지하고 있어 획기적인 정책 발상이 따른다면 이런 현대인들이 안식을 취하는 농촌형 관광지로 전환이 가능하다. 그린투어리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독일 바이에른주 키르히도르프가 그 예가 될 것이다.농촌문화보전과 그린투어리즘 독일은 1976년 '연방자연보호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도시, 하천, 농지 등에 생물서식 공간과 그린 네트워크를 만드는 사업을 체계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바이에른 주는 농가와 협의하여 이 사업을 그린투어리즘과 연계,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고 도시인들이 농가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이는 이농이 심화되면서 피폐해져가는 농촌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농촌 환경을 개선해 도시인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는 관광자원화 한 것이다. 바이에른주는 그린투어리즘으로 공공투자를 일정 농촌으로 돌려 소농가 보호, 농촌인구 감소를 막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수단은 그린 투어리즘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키르히도르프 마을을 찾았다.주민 90%가 농가 민박 참여 바이에른 국립자연공원 지역에 속한 키르히도르프(Kirchdorf I. Wald)는 뮌헨에서 북동쪽으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키르히도르프의 면적은 2천700ha, 주민은 2천740명으로 우리나라의 면 정도에 해당하는 행정단위이다. 키르히도르프가 포함된 레겐군 전체에는 1만5천여명의 농민이 사는데, 이 가운데 90%가 농가민박을 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25%, 20세 이하가 30% 정도 된다. 키르히도르프는 농촌경관과 농촌문화를 결합한 그린투어리즘 육성을 위해 농기계가 다니는 부분만 포장하고 다른 곳은 자연초지화 시켰다. 용배수로는 주변 수목과 함께 자연형태 그대로 보전했으며, 경작지 경계는 수목이나 숲을 이용하여 야생동물의 피난장소와 이동통로로도 활용하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키르히도르프 농가민박의 주요 시설은 민박, 승마코스, 골프장, 스키장, 테니스, 수영 등의 스포츠 시설과 산책로, 호반 낚시 등이 있다. 또한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다목적 온천시설, 향토박물관, 음악당 등이 있다. 숙박시설은 단순히 빈 방을 빌려주는 민박, 휴가용으로 집 전체를 빌려주는 임대주택, 여관, 간이호텔(Motel), 유스호스텔 등 다양하다. 특히 민박과 겸업하는 농가식당은 독일 농촌관광의 주요 대상이다. 주민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3년마다 민박 등급심사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가민박은 모두 6등급으로 나뉜다. 가족단위 휴가객에게 얼마나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지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농가민박이 좋은 등급을 받는다. 그리고 3년마다 등급심사를 받아야 한다.또 농촌관광을 하는 농가 민박시설에는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시설 면적에 따라 3천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지원한다. 그리고 주민들은 농가민박 경영학교에서 그린투어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경영부기와 접객방법, 외국인 접객방법에 대한 현장 연수를 받아야 한다. 교육과 지원을 연계하는 전략으로 농촌관광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이곳을 주로 찾는 손님은 작센, 뮌헨, 뉘른베르크, 슈튜트가르트 등 인근 도시 주민들이며 가까운 오스트리아, 체코 등에서도 가끔씩 찾아온다. 가축과 자연 생태 교감키르히도르프는 야생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국립공원지역에서 즐거운 가족휴가, 심신의 피로를 가시게 할 다양한 꺼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은 농가에서 가축에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으면서 동물들과 교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자연 상태 그대로인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도 좋다. 맹금류 관찰, 기마 순찰대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바이에른 국립공원의 야생동물 지역을 둘러보는 것 등 아이들에게 재미와 유익한 경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또 유리공장에서 아이들이 직접 유리를 불어 작품을 만들어 보고 자신이 만든 작품은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나무를 훼손하거나 사냥이 허용되지 않아 숲 자체가 자연 상태인 국립공원이지만 다양한 스포츠가 가능하다. 국립공원에서 즐기는 스포츠 이 지역 농촌관광의 키워드가 되고 있는 국립공원 지역에서 즐기는 승마, 자전거,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가 각광받고 있다. 자전거 타기의 경우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속 하이킹,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테마가 있는 자전거 여행, 험한 산을 오르고 다시 장애물을 헤치며 아래로 돌진하는 산악자전거 타기 등이 준비돼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승마를 즐기려는 이들이 많다. 초록 풀밭과 빽빽한 숲, 졸졸 흐르는 개울과 광활한 하천계곡, 길게 뻗어있는 평지와 산맥과 계곡이 번갈아 계속되는 지형, 말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곳에서 제대로 맘껏 호흡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에서 산을 타고 멀리 가는 험한 코스가 있다.방문율 20%로 높은 수준
노인들 재방문율 높아 농촌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방문율이다. 그리고 인정으로 사람과 교류하고 그래서 다시 찾도록 만드는 것이 농촌관광의 핵심이다. 재방문율이 낮다면 그건 주민들의 인정이 모자랐음을 반증한다. 키르히도르프 재방문율은 20% 정도라고 한다. 주로 연령층이 높은 사람들이 다시 찾고 있으며, 젊은 층은 적은 편이다. 노년층은 자연환경, 주인의 친절함에 다시 방문하게 되는데, 전에 머물렀던 민박을 다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다시 찾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지만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키르히도르프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일 년에 4번, 계절마다 홍보 팜플렛을 발송하고 있다. 자전거도로, 시내지도, 산책로, 숙소 등 테마별로 세세히 수록한 팜플렛을 만들어 배부하고 있다.농촌관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환경농업이다. 이것은 도시인들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매력의 하나이다. 키르히도르프에서는 친환경농산물들을 브랜드로 개발해서 홍보하고 있다. 관광객이 와서 소비하고 갈 때 사가도록 하고 있다. 치즈, 우유, 소시지, 과일, 채소 등을 휴가객들에게 직판하고 있다. 연수단은 자전거 체험을 해 보고 싶었지만, 주말이라 자전거가 없었다. 다른 마을에도 연락해 보았지만, 남아 있는 자전거가 없다는 대답이다. 그린투어리즘, 농촌관광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관호 기자 / hohan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