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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취재후기
사회

취재후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11/24 00:00 수정 2006.11.24 00:00

당나귀가 준 깨달음

키르히도르프 마을에서 연수단에게 가장 감동을 준 것은 개인이 아닌 주민 모두가 잘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높은 시민의식이었다.

마을 회관 회의실에 붙어있는 6컷의 우화. 양쪽에 먹이를 둔 두 마리의 당나귀, 당나귀는 각자 자기 앞에 놓인 먹이를 먹으려 하지만 서로가 하나의 줄에 묶여있어 먹이에 닿지 않는다.
그러자 당나귀들은 사이좋게 한쪽 먹이부터 같이 먹는 슬기를 발휘, 양쪽을 오가며 먹이를 모두 먹는다.

키르히도르프 마을은 그린투어리즘을 시작하면서 공동체문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역 개발에 있어 가장 풀리지 않는 과제가 주민들의 이해관계다.

도로를 내려 해도 땅을 내놓아야 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주민, 민박이 가능한 큰 주택을 가진 주민과 그 반대 등 주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다.

키르히도르프 역시 도로를 녹초로 전환하고 땅의 경계를 가르던 철조망을 걷어내는 일 등 주민 간에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회의를 통해 지역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교감하며 당나귀처럼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흔히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 갈수록 공동체 정신이 희박해져 가는 세태에 히도르프마을의 당나귀 우화가 주는 교훈이 작지 않다.

이야기가 있는 관광안내
농가 한 채 소개에 40분

핀스트라우 야외농가박물관. 이 농가박물관은 오래된 농가를 야외에 이전, 복원해 놓은 것이다.
농가를 어디서 옮겨왔는지, 누구 소유였는지, 설계도와 함께 내부구조 설명까지 안내서에 적혀 있다.

안내자는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들려준다.

안방에는 이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사진을 영상물로 만든 자료가 상영되고 있다.
농민들의 삶을 담은 사진과 편지 등의 기록도 안내원의 입을 통해 문화가 되고 관광자원으로 생동감 있게 살아나고 있다.

흩어져 있었으면 사라졌을 것을 모아 놓음으로써 역사가 되고 문화자원이 되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면서’ 사라져간 우리의 정겨운 초가집 들, 헐값에 인사동으로 빠져나간 옛날 생활도구들이 눈에 아른거렸다.

전시물 하나 보는데 채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우리네 농업박물관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농가 한 채를 돌면서 구경하고 안내를 받는데 40분이 훌쩍 지나간다.
문제는 인프라가 아니라 콘텐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한관호 기자 / hohan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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