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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연탄으로 사랑의 불씨 전해요”..
사회

“연탄으로 사랑의 불씨 전해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12/01 00:00 수정 2006.12.01 00:00
독거노인의 겨울을 책임지는 김영수씨 홀로 사는 어르신과 따뜻한 사연 나눠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이 오면 누구보다도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이가 있다.

재작년부터 장인이 20여년간 운영해온 연탄가게를 이어 받아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연탄 배달을 하고 있는 김영수(44. 자동차서비스업/강원연탄, 사진) 씨이다.

아무리 지워도 어느덧 시커먼 연탄 가루가 손에 물들어 버렸다며 웃는 그가 자동차서비스업을 하면서 연탄가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데는 따뜻한 사연이 숨어 있다.

장인이 돌아가신 후 연탄가게 문 이 닫혔지만 홀로 사는 단골 어르신들의 배달 부탁은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연탄이 떨어져 춥다는 어르신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 장인의 일을 이어 받게 되었다. 본업이 있지만 단골 어르신들의 연탄배달이 제일 우선이 되어버렸다”며 “연탄 일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업신여기기 쉽고 배달을 하고 나면 몸이 고된 직업이라 힘들다. 하지만 많은 연세에 힘든 일을 하셨을 장인과 연탄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떠올리면 힘이 난다”고 말한다.
그는 연탄이 필요한 곳이라면 하북, 웅상, 화제 등 어디든 달려가고 가파른 비탈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고된 일이지만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해 연탄을 차곡차곡 쌓아 드리면 그렇게 마음이 든든할 수 없다는 그는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몇 달치 외상에도 “돈이 생기면 주시겠죠”라며 허허 웃어넘긴다. 이런 주인의 마음이 따뜻하기에 연탄의 몸값(?)도 따뜻하다. 몇 차례 연탄 가격이 올랐지만 어르신들의 연탄 값은 예전대로 받고 있다.

이렇듯 따뜻한 마음으로 연탄가게를 운영하는 그이지만 “오늘 날의 연탄은 시대가 변한 연탄”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한다.

연탄 3~4장이면 온 가족이 따뜻했던 추억은 사라지고 부모님 심부름으로 입을 삐죽 내밀고 연탄 몇 장 사러 오는 아이들도 찾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정의 수요는 줄고 식당이나 공장으로 들어가는 물량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시대가 변한 연탄이지만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여전히 기특한 연탄이다”며 오늘도 배달에 나선다.

연탄 배달을 하며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드리고 방 정리도 해드리는 그가 있기에 연탄이 빛바랜 세월 속에서도 뜨거운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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