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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음주운전 이래도 하시겠습니까?..
사회

음주운전 이래도 하시겠습니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6/12/08 00:00 수정 2006.12.08 00:00
음주운전 적발자 하루 평균 20여명

양산경찰서(서장 이갑형)는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운전의 증가를 우려해 지난 1일부터 내달 31일까지 대대적인 게릴라성 음주단속을 펼치고 있다.
'한 잔 쯤이야','설마 오늘 단속할까'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시작한 달콤한 술 한 잔이 씁쓸한 눈물 한 잔이 되는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찾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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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음주단속 중입니다. 협조해 주십시오"

신도시 모아파트 입구에서 음주단속을 한 지 한 시간. '삐삐~' 음주 감지기가 10분여 간격으로 연신 소리를 울린다.

감지기에 적발된 음주 운전자들은 경찰 차에 올라타 혈중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데 음주 측정기에 3초간 입김을 불고 나면 운전자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이상이 나오면 면허정지나 취소를 받게 되지만 그 미만인 경우는 훈방 조치되기 때문이다.

술기운이 있어 보이는 김아무개(34)씨는 0.06%가 나와 100일간 면허정지처분을 받았다. 기분이 어떤지 묻는 기자의 말에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술을 마신 남편이 운전해 달라고 불려나왔다가 술 한 잔 마시게 되었다는 우아무개(34)씨는 혈중알코올 농도 0.02%로 다행히 훈방조치다. 직장 상사가 주는 술을 안 마실 수도 없어 딱 두 잔 마셨다는 이아무개(26)씨도 아슬 하게 0.046%가 나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오늘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사람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독한 매연을 마시며 음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음주운전자들의 유형이 다양하다고 말한다. 음주를 하지 않는 운전자야 당당히 감지기에 입김을 불지만 10~20m 밖에서 경찰을 확인하고 도망가는 눈치 빠른 사람이 있는 가하면 눈물부터 흘리는 눈물 호소형, 도리어 목소리를 높이며 측정을 거부하는 적반하장형과 문부터 걸어 잠그고 전화기만 붙잡는 막무가내형,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는 것이다. 

지난 5월경에는 도로 중간에 서서 20분 동안 차문을 걸어 잠그고 막무가내로 버티는 아줌마들 때문에 교통 혼란이 일어났는가 하면 8월경에는 단속에 걸린 한 남성이 면허 취소가 되면 생계가 막막하다며 그 자리에서 쥐약을 마셔 병원으로 후송된 경우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운전을 단속하다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닌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함에도 욕설을 하거나 멱살을 잡고 시비 거는 운전자도 있다"며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단속에 적발되면 우리도 많이 안타깝다. 절대 음주 후에는 운전대를 잡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하루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람들은 20여명으로 그중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가 넘어 면허정지나 취소를 당하는 사람은 5~6명이다.

올 한해만 음주로 인해 면허정지나 취소를 받은 사람은 1천500여명. 훈방조치까지 포함하면 수 천명이 넘는다. 연말을 맞아 마시는 기분 좋은 술 한 잔이 생계와 목숨을 위협하지 않는 건강한 연말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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