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장기발전 계획 수립 마르티 박사는 “추크는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갖춘 곳이라 다수의 다국적 기업이 있다. 또한 스위스 평균 세율의 50% 정도를 부과하는데 이는 스위스에서 가장 낮은 세금이다. 취리히 국제공항에서 41분 거리에 있는 지정학적인 요건도 강점”이라며 설명을 이어간다.좋은 교육환경과 고급 인력도 중요한 강점이다. 추크의 대학 진학률은 9.24%로 스위스 평균 8.8%보다 높고 외국기업 유치에 반드시 필요한 3개의 훌륭한 국제학교를 가지고 있다. 또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정치적 안정인데 추크는 깨끗하고 기업친화적인 여당이 50년 이상 집권, 정책 결정에 대해 신뢰도가 매우 높은 곳이다. 여당이 최소 3분의2 이상 최고 4분의3까지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장기적인 정책 예측이 가능하며 의사결정 시간이 짧다.또한 스위스 제1의 도시로 평가받는 살기 좋은 아름다운 환경과 높은 생활수준, 낮은 범죄율도 추크의 강점이다.지역이 가진 이런 장단점들을 면밀히 분석, 시의 장기발전 전략을 수립, 차근차근 추진해온 결과 오늘의 추크 시를 만들어 냈다. 이처럼 지역혁신을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는 가지고 있지 않은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강점을 더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에 못지않게 약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약점을 극복하려고 노력 해야 한다.유럽 경제 축, 중심에 위치 경제활동에 있어 지정학적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마르티 박사에 따르면 스위스는 유럽경제권의 두 중심축인 바나나 벨트(런던, 프랑크푸르트, 취리히, 밀라노를 잇는 지역)와 스노우 벨트(Snowbelt, 빈, 뮌헨, 취리히, 리용, 마르세유를 잇는 지역)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어 글로벌 경제활동에 매우 유리하며 이런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파리와 베를린은 이 경제지역으로부터 벗어나 있어 경제도시로는 부적합한데, 이는 20년 전에 이미 예측된 것”이라 밝혔다. 한편, 추크는 이 경제벨트의 중심인 스위스 안에서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다국적 기업 유치, 감세정책 주효
다국적 기업들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유럽, 북미, 일본, 중국을 선호한다. 범위를 유럽으로 좁혀 보면 독일,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를 꼽는다. 그리고 스위스 안에서도 선호하는 지역을 꼽으라면 추크, 취리히, 제네바 순으로 꼽는다"마르티 국장은 다국적 기업들은 본사 위치로 적합한 최적의 도시를 찾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선택 기준을 따르고 있다며 ADL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본사 위치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88%가 세금 감면을 꼽았다. (감세정책은 하단 별도 기사에) 감세율 1위라는 지표가 말해주듯 감세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추크에 많은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경영 적임자가 있는지 여부 ▶생활수준 ▶도시의 중심 위치 ▶당국의 지원여부 순이다. 뛰어난 인재들이 많고, 생활수준이 높으며 위치상 좋은 지역에 있는 추크는 여러모로 기업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밖에 국제 매니저(48%), 국제학교(37%), 언어능력(35%), 노동 유동성(35%) 등의 조건은 비교적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꼽았지만, 구매력(25%), 낮은 개인세금(19%), 국가 이미지(17%), 풍부한 노동력(17%), 생산시설로부터의 접근성(10%)은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본사와 지사 대거 입주추크의 커피 교역량은 세계 1위를 달리는 등 도·소매 무역업과 브랜드상품 유통업에서 단연 앞서가고 있다. 또한 의료기구, 의료장비, 정보기술, 전자, 제약, 화학 등 첨단산업 관련 업체들이 많이 입주해 있다. 그 외 금융서비스, 금속 공정, 스포츠와 스포츠 마케팅 관련 업체와 경영연수기관도 들어서 있다.마르티 국장은 “BT산업은 스위스에서 추크가 단연 앞서가고 있으며 세계적인 BT회사의 지점들이 추크에 입주해 있다”고 자랑했다.투자업종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환경에 피해를 주는 업체는 들어올 수 없다. IT업종의 경우 51~100%까지 투자가 가능하며, 에너지 분야는 국내 에너지 관련 업체에 문의하여 유치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공사 같은 회사는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추크에서 기업유치와 관련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려 주민투표를 한 사례는 아직 없다. 기업 지원기관의 네트워킹과
신속한 정보제공추크에는 다양한 기업지원 기관이 있는데 주 경제국이 중심이 되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국이 지휘, 통제를 하는 체계는 아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시를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브리핑을 요청하면 주 경제국과 시청 세무국 그리고 관광과 등과 서로 협의해서 업무분담을 한다. 이번 연수단 브리핑 역시 세무국에서 감세정책을, 경제국에서 전반적인 부분을 나눠 브리핑 한 것에서 행정 기관 끼리 소통하고 연대하는 추크 시의 시스템을 알 수 있다. 국회의원, 정부기관과 각종 단체 또한 긴밀한 협력으로 기업과 개인이 추크에서 사업이나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돕고 있다. 경제 진흥원, 사업등기소, 출입국 관리소, 세무서 등의 공공 기관과 무역협회, 신용협회, 법조협회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은행업무, 금융업무, 회계, 조세 자문, 부기, 법률 부문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추크에 있는 기업지원 전문기관 중 많은 회사는 국제적으로 경력을 쌓은 곳이라고 한다.추크 시에 관심이 있는 개인이나 회사는 이들 기업지원기관으로부터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한 예로 부동산정보는 ‘www.zug.ch/economy/ 01e71/htm’를 통해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다. 부동산 매물은 항상 풍부하고 위치에 따라 가격대도 다양하다. 사무실의 연 임대료는 1㎡당 150~400유로(우리나라는 약 18~48만원)라고 한다. 주정부는 비즈니스센터를 두고 이런 부동산 정보를 비롯해 외국인과 외국기업의 유치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친절한 행정,
신속한 서비스와 정보제공감세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이 편안하고 신속한 조세서비스 제공이라고 마르티 박사와 요트 국장은 거듭해서 강조했다. 2000년 이후 5년 동안 1천개가 넘는 기업을 유치해 온 자치단체 책임자들 입에서 나온 내용이라 예사롭지가 않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게 될 때는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투자환경과 세금제도 등 객관적인 조건을 보고 하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관련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서비스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투자할 의향이 있는 기업이 문의를 하면 해당 부서를 확인하고 담당자와 미팅을 주선하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좋고 세금은 어떻게 되는지를 기업의 입장에서 신속하고 편안하게 상담해 주는 것도 투자유치의 필수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편안하고 신속하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친절한 행정에 신뢰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 한편, 추크는 소득을 창출하는 외국인을 유치하는 일에는 적극적이지만,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것 보다 갖고 있는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유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돈도 좋지만 원칙을 지켜야 공동체의 컨센서스가 유지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기업, 외국인 유치를 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원칙이 있고, 그 원칙에 부합되지 않으면 과감히 배제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다. 낮은 세금에 기업들 몰려추크는 기업유치에 필요한 조건을 갖춰 나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고 있다. 기업이 입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세금 문제이다. 추크는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감세정책으로 기업을 유치하는데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무국장 기도 요트 국장은 “추크의 변하는 개인과 기업의 평균 소득세율을 전국 최저 수준인 6.7%로 낮추는 등 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스위스에서는 연방 정부가 아니라 26개 시가 법인과 법인 소득세율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감세조치를 활용할 수 있다” 고 한다.실제 최근 보도에 따르면 테니스 스타 베커가 추크로 이사했고 자동차경주 선수 슈마허를 비롯해 유럽의 부자 수 천 명이 자국의 높은 세금을 피해 추크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주 세무국에는 모두 13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이 10만 주민의 조세에 관한 업무를 맡아 보고 있다. 추크는 세금 감면도 중요하지만, 신속하고 친절한 조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각오로 일을 하고 있다.스위스는 헌법상 고세율 제한 규정을 두고 있어 전통적으로 세율이 EU보다 낮다. 그리고 조세법률 제정에 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주별로 자유롭게 조세경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스위스 연방 전체가 EU와 조세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각 주들은 보통 3년 마다 한 번씩 세금제도를 변경하는데, 새로운 세금을 부과할 때는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위스의 각 주는 보다 유리한 조건을 내걸고 국내외 기업과 개인을 유치하려는 조세경쟁을 하고 있다. 이것은 주의 조세징수율이 연방 보다 높은데다가 주별로 조세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2006년에만 하더라도 26개 주 중에서 18개 주가 세법을 개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개정 목적은 세금 감면을 통해 외국기업과 부유한 외국인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물론, 추크도 마찬가지다.세금은 적게 걷지만
경제 파급효과는 크다추크가 이렇게 낮은 세금정책을 펼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추크의 감세정책은 최근에 입안된 것이 아니다. 매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950년 까지만 해도 추크는 농업과 관련된 국내기업이 있는 농업지역에 불과했는데, 이때 이미 장기적인 안목에서 스위스 조세제도의 장점을 활용한 차별적인 조세정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추크는 기업을 지주회사, 외국에서만 영업 활동을 하는 회사, 국내외로 활동하는 회사로 구분하고, 적정 세율과 특별 세율을 접목시킨 장기적 조세전략을 수립했다. 이미 오래 전에 세금을 낮추어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장기전략을 수립해 놓은 것이다. 회사를 영업활동의 범위를 기준으로 세 종류로 나눠 세금을 부과하는 이 특별한 조세전략을 세우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 지역의 사회기반 시설이나 서비스를 적게 이용하는 기업이 많이 이용하는 기업보다 적은 세금을 내는 것은 형평성 면에서 정당하다. 둘째, 외국기업을 많이 유치하면 외국 기업으로부터 징수된 세금으로 지방 정부는 사회 기반 시설을 정비할 수 있고, 따라서 지역의 기업과 개인들에게도 적정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셋째, 외국 기업이 고소득 직장을 제공하고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면 세금은 적게 내지만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크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그 지역에도 이익이 되는 윈-윈 효과를 볼 수 있다. 요트 국장은 “실제 해외 영업을 주로 하는 기업들도 추크에 있는 지역기업의 물품을 구매하는 등 추크에서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고용창출과 개인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고 밝혔다.
1950년에 만들어진 정책에 따라 외국기업에 대한 감세정책이 실시되자, 수많은 다국적기업들이 그들의 본사로 추크를 옮겨왔다. 이런 기업들이나 그 고용자들로부터 발생한 조세 수입은 외국기업이나 국내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이 활동하는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재투자되고 있다. 감세정책과 외국기업 유치, 세금 징수와 기업투자를 위한 환경조성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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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스위스 국경 부근 라인강 동쪽 비탈면에 자리한 나라, 리히텐슈타인은 우표와 국제특허를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작지만 잘사는 나라의 전형이다. 리히텐슈타인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작은 유럽의 공국(公國)이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거리가 겨우 25km, 동서로는 불과 6km인 이 나라는 그러나 국민소득 4만 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흔히 우표 나라로 불리며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관광산업이 리히텐슈타인을 부국으로 만든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인구 3만 여명에 불과한 리히텐슈타인 사람들이 지난해 출원한 국제특허가 1천여건으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한마디로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가득 찬 나라이다. 독특한 디자인의 우표, 현미경, 광학기기, 가죽제품 등이 주요 산업이다. 국민들의 창의력, 개방 정신이 웅상읍 인구 보다 작은 이 나라를 부국으로 만들었다.여권에 도장 찍어 주고 2천원
관광객 심리를 활용한 마케팅16세기에 건축된 군주 요제프 2세의 고성(古城)이 시가를 내려다보고 있는 인구 5천명의 파두츠시는 리히텐슈타인의 수도로써 행정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소를 방목하고 곡물이나 포도를 재배하는 농업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 파두츠 중심가 주차장 옆에 작은 관광사무소가 하나 있다. 헌데 이 관광사무소에는 관광정보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출입국 확인 도장을 찍으려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 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 사무소는 관광 안내보다 오히려 수수료 2천원을 받고 여권에 출입국 확인 도장을 찍어주는 일이 주 업무인 셈이다. 여권에 자기가 방문한 나라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여행객들의 심리를 잘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다. 이 스탬프 사업은 적지 않은 관광수입을 올리는 한편 국민들에게는 작지만 우리도 엄연한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해준다. 리히텐슈타인의 상징, 우표 리히텐슈타인 하면 우표를 떠올린다. 우표박물관과 맞은편 우체국은 항상 전 세계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1930년에 개관한 파두츠 우표 박물관에는 세계 최초의 우표부터 17~18세기에 유럽 왕실에서 사용한 우편물과 중세 시대 때 우체부의 복장과 운송 수단 등이 전시되어 있다.리히텐슈타인의 우편 수집은 300프레임이 넘는 자료로 전시되어 있다. 주제별로 전시관이 있으며 오리지날 스케치 및 디자인 자료들도 있다. 우표는 이 나라 재정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우표로 얻는 소득이 엄청난 것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자신의 여권에 한 나라를 추가하게 되었다는 설레임과 재미로 스탬프를 찍고, 우표박물관에 들려 기념 우표를 사고, 우체국에 가서 진짜 우표를 붙이고 떠나온 가족과 연인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역마케팅이란 리히텐슈타인과 같은 것이 아닐까. 스템프, 우표, 엽서, 이것들은 작은 나라 파두츠의 장점을 극대화한 주제이다. 자신의 장점을 가장 적나라하게 진열하고 판매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우표를 통한 리히텐슈타인의 지역 마케팅 전략을 보면서 양산의 장점은 무엇인가, 무엇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통일하고 다른 지역에 없는 그 무엇으로 관광객의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역 생산품을 팔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이어졌다.
한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