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섬세한 손놀림으로 천상의 소리를 표현하며 시민들에게 피아노 선율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열정을 선사한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만났다. ----------------------▶지난해 '불러만 주면 다시 찾겠다'라는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양산을 찾은 된 소감은?양산시민들이 저를 다시 불러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지난해 공연은 제게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다시 무대에 서니까 그때의 그 감동이 다시 느껴지네요. 무대와 피아노도 마음에 들고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마음도 잘 통하는 것 같아 기쁩니다.
▶한국인 최초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이라는 대장정을 시작하고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하셨습니다.사실 그 얘기는 틀린 말입니다. 한국 피아니스트 가운데 베토벤 소나타를 녹음한 분이 많죠.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반회사에서 녹음한 것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죠.
베토벤이라는 음악가가 서양음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에 동양인에게 쉽게 녹음을 맡기지 않죠.
그런 편견을 깼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겠죠.▶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으로 인해 베토벤과 백건우라는 이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말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베토벤'이라는 음악가는 어떤 의미입니까?물론, 음악역사에 위대한 작곡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베토벤이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음악성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또 한 번 느끼는 사실이지만 베토벤은 음악적인 언어와 세계가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죠.▶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과 달리 베토벤의 곡 외에 모차르트, 바그너 등의 다른 레퍼토리를 준비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제가 계속해서 베토벤의 곡만 고집한다면 청중들도 제 음악에 의문을 가지겠죠.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의 작품을 다른 작품과 함께 연주함으로써 또 다른 관점에서 베토벤의 작품을 재검토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겠죠. 또 음악역사의 흐름 속에서 베토벤이 어떤 위치에 있는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직 클래식이 어렵다는 선입견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클래식을 접하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합니다. '클래식은 어렵다'라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선입견이에요. 다만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거죠.
클래식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아름다움과 흥분, 사랑, 인생 등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스스로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