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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장학재단, 개미후원자와 함께 항해하라..
사회

양산장학재단, 개미후원자와 함께 항해하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1/02 00:00 수정 2007.01.02 00:00

양산장학재단에게 바란다.

우수한 학생들의 타지역으로의 유출을 막고 내 고장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자 많은 자치단체들이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립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있다.

양산시도 지난해 8월 ‘양산시 인재육성장학재단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추경예산을 통해 운영기금에 필요한 출연금 5억원을 확보, 올해부터 ‘양산시 인재육성 장학재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선행 자치단체의 우수사례를 바탕으로 앞으로 양산장학재단 운영 방향을 잡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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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남지역에 장학재단을 설립한 자치단체는 하동, 산청, 진해, 밀양, 김해 등 13개 시·군으로 매년 700~800여명의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자치단체 장학재단은 농어촌과 도시 간 교육격차를 좁히고, 농어촌 지역 중·고등학교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장학기금 조성에 있어 자치단체 출연금 외에도 외부인의 기부금이 더해져야 하는 만큼 일부지역에서는 기업체, 출향인과 각종 사회단체들의 기부형태가 강제성을 띄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장학기금이 성적 우수학생에게만 편중 지원되고, 상당부분의 장학기금이 학생이 아닌 진학지도 담당교사나 학교에 포상금 형태로 지급되는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장학기금 조성의 자율성’과 ‘장학기금 지원의 형평성’이 장학재단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천시 장학기금 ‘티끌모아 50억’

기업체는 물론 시장상인과 환경미화원까지도 장학기금 기부에 참여한 이천시는 자율적인 장학기금 조성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천시는 지난 96년 4월 ‘이천시민장학회’를 설립해 시작 10년 만에 장학기금 50억원을 돌파했으며 2006년 11월 29일 기준 1만3천607명 출연, 54억3천887만원에 달했다.

기금조성에 참여한 (주)진로는 1998년 11월 이천시와 제휴를 맺고 해마다 팔리는 소주 1병 당 5~10원씩을 적립해 지금까지 3억5천여만원을 출연했고 농협은 제휴 BC카드 사용액의 0.2%를 적립해 3억4천여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호텔은 대중탕 입욕자 1인당 5원 적립, 지역유선방송은 인터넷 가입자의 매출액 2%를, 대형할인점은 영수증 수입금의 0.5%를, 학원은 수강생 1인당 50원씩을 적립해 매월 장학금으로 내놓는 등 매출인상에 따라 기부금액을 결정토록했다. 이를 통해 ‘판매는 곧 장학금 증가’라는 마케팅으로 매출증가와 함께 사회환원이라는 뜻깊은 의미가 결합해 이천지역 기업체들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천장학회의 자랑거리는 1~3만원의 소액 기부자들이 전체의 80%를 넘어 평범한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보태왔다는 점이다.

이천시민장학회 연병철 사무국장은 “장학금을 보내온 분들은 장학회 소식을 담은 장학회보와 지역신문에 이름을 게재해 좋은 일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했다”며 “자치단체의 거액 출연과 특정 독지가에 의존하지 않고 농민에서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소위 개미군단의 참여가 이천장학회의 힘이 되어 주었다”고 말했다. 

남해군, 장학금   성적순만은 아니다

장학생 선발기준에 있어서의 형평성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경남지역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장학생 선발기준을 성적 우수학생에게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동군은 지난 2002년에 설립해 4년만에 기금 목표액 50억원을 훌쩍 넘긴 60억을 장학금으로 조성해 경남지역에서 모범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하동군 역시도 장학생 선발기준은 성적 80%, 가정 형편 20%로 성적순대로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가정형편만으로 선정하는 장학생은 전체 장학생의 1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남해군 향토장학회는 지난해 ▶중·고등학생은 성적 40%, 가정형편 40%, 봉사활동 20% ▶대학입학생들은 고교3학년 성적 50%, 가정형편 50%를 기준으로 각각 장학생을 선발해 좋은 사례로 인정받았다.

남해군청 관계자는 “참고서 구입조차 망설일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여전히 적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예산으로 조성한 장학기금을 단순히 성적순으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산장학재단은 경남 20개 시·군 가운데 14번째로 출발하는 후발주자에 속한다.
다행히도 이처럼 앞선 시·군들이 시행착오를 겪어오며 운영 방향의 기틀을 마련해 두었기에 양산장학재단은 순조로운 항행의 닻을 올릴 일만 남은 셈이다.

양산장학재단은 이달 중순경 첫 이사회를 열어 장학기금 조성 방안과 수혜짜 선출 기준에 대한 세부사항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학재단을 교육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양산장학재단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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