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웅상읍 주남마을 주민 100여명은 터널공사 탓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공사현장에서 공사차량을 막고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집단시위를 벌이고 있다.
원효터널 공사 때문에 마을 지하수가 고갈되고, 공사 현장에서 흘러나온 폐수가 마을을 가로지르는 주남천으로 흘러들어 하천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
주남마을 김상범(55) 이장은 "그동안 마을 주민들은 원효터널 발파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 피해를 겪으면서도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참아왔다"며 "하지만 지하수가 마르고 주남천이 시궁창으로 변하는 상황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원효터널 공사현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주남마을은 최근 지하수가 급격히 줄어 한 달 전부터 제한급수를 해오고 있다.
또 주남천 바닥은 회색빛을 띠는 침전물로 뒤덮여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물고기가 노닐고 청정수에만 산다는 다슬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며 "그대로 마시기도 했던 계곡물이 이젠 썩은 물이 돼버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 구간 시공업체인 SK건설 관계자는 "원효터널 공사가 마을 지하수 고갈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할 수 없다"며 "얼마 전 수량검사에서는 물탱크의 물이 넘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또 "주남천에 침전물이 쌓이는 것은 공사장 폐수 때문이 아니라 진입도로의 미세먼지 등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흘러들어간 것"이라며 "양산시가 최근 실시한 수질검사 결과 환경오염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주남천에서 물고기가 죽어가는 마당에 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수질검사를 실시한 공무원도 한통속이라 믿을 수 없다"는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달 24일에는 경부고속철도 평산터널 입구에서 장흥마을 아파트 주민들이 집단시위를 벌여,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과 보상금 4천만원, 아파트 전면도색, 주차장 아스콘 재포장을 조건으로 합의했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원효터널 공사구간에서 200여m정도 떨어진 웅상읍 소주리 대동아파트 주민들이 설을 앞두고 터널공사로 지하수가 줄었다는 민원을 제기해 지난해 6월 지하수 보수공사 등을 이유로 8천여만원에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