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은 참으로 강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이다. 칡은 덩굴성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자라지 못하고 이웃에 있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데, 햇빛이 닿는 곳은 어디든 줄기를 뻗어 올라간다. 그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기대고 있던 이웃 나무를 제압하여 말라죽게 만들 만큼 생장력도 엄청나다. 줄기와 뿌리는 또 얼마나 질긴지 질기다, 질기다 하다가 이름까지 칡이 되었다. 칡뿌리는 보통 겨울에 캔다. 식물의 뿌리에는 영양분이 저장되어 있는데, 특히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월동을 위해 많은 영양분이 뿌리에 비축된다. 뿌리를 먹거나 약용하는 식물들을 겨울에 채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칡뿌리도 겨울에 가장 영양분이 농축되는데,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커다란 경우도 많다. 필자는 사람 몸통만한 칡뿌리를 본 적도 있다. 이런 것은 아무리 캐어도 뿌리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포크레인으로나 캐어야지 손으로는 도저히 캘 수 없다. 그만큼 칡의 뿌리힘이 크다는 말이다.칡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 있어 예로부터 춘궁기에 죽도 쑤고, 떡도 하고, 국수도 뽑아 먹던 좋은 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간을 보호하고, 숙취를 해소해 주고,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좋은 약재이다. <동의보감>에 “술독을 풀어주고 입안의 갈증을 풀어준다”고 하였다. 술자리가 잦아 피로가 자주 오는 사람이라면 평소에 칡즙, 칡가루를 먹어두는 것이 좋다. 또한 칡은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식물성 에스테로겐이 풍부한 콩과 식물이다. 인삼의 사포닌 성분도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각종 성인병에 좋다칡은 아이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므로 겨울에는 온 가족이 함께 칡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좀더 색다른 맛을 즐기고 싶다면 칡을 갈아 물에 가라앉혀서 앙금을 받은 뒤 묵이나 죽을쑤어 먹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