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시각 휠체어자전거를 타고 양산종합운동장 트랙을 수없이 달리는 청년이 있다는 제보에 그를 찾아가 보았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청년은 바로 김규대(25.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휠체어 마라토너. 사진)씨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휠체어 마라토너로 지난해 전국장애인 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이름 석자를 알린 휠체어 마라톤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다.그는 23살이던 재작년 12월 해군 특수전여단(UDT)으로 군복무 하던 중 낙하산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면서 휠체어를 타게 됐다. 사고로 인해 힘든 세월을 보냈지만 평소 검도, 수영 등 운동실력이 뛰어났던 그를 우연한 기회에 휠체어 마라토너의 길을 택하게 됐다. 그런 그가 지난달 24일 동계훈련을 위해 양산을 찾은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여자 친구 정지은(25. 신기동)씨가 이곳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겨울에는 연습하기가 너무 추워서 경남으로 동계훈련을 온다. 양산을 택하게 된 것은 몇 번 방문 했는데 공기도 좋고 날씨도 따뜻해 동계훈련을 하기에 최적지라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여자 친구도 이곳에 살고 있고 부모님의 배려로 숙식을 제공받으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양산에서의 생활을 묻자 “서울에 워낙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다소 불편한 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운동장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훈련하기에 좋다”며 “아직 관광은 별로 못했는데 천천히 양산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같이 10km를 달리는 그는 내달 말까지 양산에서 열심히 훈련해 올해 있을 서울국제휠체어 마라톤 대회와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싶다는 포부를 전한다. 그는 “42.195km를 다리가 아닌 팔로 달리는 게 무척 힘이 들지만 열심히 연습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소속팀과 고향인 통영에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며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서도 다른 선수들과 함께 꼭 양산을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