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인도를 파헤치더니 새해가 지나면서 공사가 중단돼 인도도 없이 울퉁불퉁한 흙길로 유모차를 끌고 다니고 있어요. 흙먼지 길이 싫다고 어린애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잖아요…"안아무개(32. 북정동)씨는 근처 마트에 가기 위해 자주 유모차를 끌고 북정 굴다리를 지나게 되지만 최근에는 굴다리 부근을 지날 때 마다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게 된다며 화를 삭이지 못한다. 지난 1일부터 동절기 공사관리에 따라 콘크리트나 시멘트를 사용하는 공사가 오는 2월말까지 중단되면서 시내 곳곳에 도로 확장을 위해 파헤쳐 놓은 구간에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겨울철에 온도가 내려가면 콘크리트와 시멘트를 사용해야 하는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게 된다"며 "하지만 업체별로 동절기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시의 승인을 받아 공사를 재개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이 도보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상공회의소에서 양산IC 간 도시계획도로 확ㆍ포장 공사 구간에는 먼지로 인한 민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 도로 확장을 위해 인도를 거둬 낸 북정굴다리 부근 구간은 인도만 뜯어낸 채 멀건 흙길을 그대로 방치해 놓은 채 공사가 중단되어 시민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 해마다 1, 2월 두 달간 원활한 공사진행을 위해 콘크리트나 시멘트를 사용하는 작업을 중단하는 공사중지명령이 전국적으로 내려지고 있지만 이 기간동안 영문을 알지 못하는 시민들은 공사중단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건조한 겨울철에 먼지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은 업체측이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미리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소홀히 계획을 세운 점과 공사를 관리감독할 책임을 지는 시가 공사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민 불편을 예측하지 못한 점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김아무개(40. 북정동)씨는 "북정굴다리 아래 도로만 최근 2~3년간 수차례 확ㆍ포장 공사를 하고 있지만 한번도 굴다리 아래를 오가는 시민들을 위해 제대로 된 인도를 마련하고 공사를 진행한 적이 없다"며 시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현재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구간에 대해서 공사 재개 전에 먼지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업체측의 공사 계획서가 접수되는 대로 사업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승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