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에서 ‘교육혁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비교적 보수경향이 강하다는 교육계에서 이같은 혁신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은 잠재되어 있는 학생들의 소질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격식이나 지시, 통제보다는 창의성과 자율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추어 본지에서는 양산에 새로운 교육혁신을 기대하며 지방교육혁신경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뽑힌 지방교육청과 단위학교의 혁신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에서 공부만 잘 가르치면 되지 복지는 무슨…” 부산해운대교육청(교육장 김정국)이 지난 2005년 교육복지공동체 ‘희망의 사다리 운동’을 시작할 때 지역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2007년 현재 희망의 사다리 운동은 부산시내 전체는 물론 전국으로 확산 되어 지역교육청의 교육혁신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운동은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반송지역 저소득층과 결손가정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아이들의 도약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되자’며 교육복지공동체를 구성하면서 시작되었다. 해운대교육청을 비롯해 초ㆍ중학교 7곳, 복지관 4곳, 시민단체 2곳, 청소년단체 1곳 등 모두 15곳으로 교육복지공동체를 구성해 크게 4가지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먼저 ‘결식 제로(Zero)’ 사업을 통해 방과후와 방학중에도 아이들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하고, ‘건강지킴이’ 사업으로 저소득층 아이에게 건강주치의를 맺어주고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또 외로운 아이들에게 이웃집 아주머니와 함께 시장, 목욕탕을 갈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을 전파하는 ‘사랑의 끈잇기’ 사업, 공부하고 싶은 아이에게 등록금과 참고서를 지원하는 ‘희망의 장학기금’ 사업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사업은 지역에서 이미 실시되고 있던 활동으로 다른 복지사업과 별로 다를 바 없이 보인다. 그러나 교육기관이 중심이 되어 공동체를 구성하고 흩어져 있는 다양한 복지사업들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어 교육복지 서비스의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드는 다른 복지사업과는 전혀 새로운 방식인 셈이다. 게다가 학교나 지역업체 그리고 지역민들이 희망의 사다리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부산대병원 아미봉사단, 부산여성회, 반송동 경찰지구대, CJ 나눔재단 등 20곳은 협력기관으로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SK(주)는 장학금 1억원을 내놓았고 CJ나눔재단은 250여명에게 교복을 지원했다. 부산대병원, 해인의원, 재송부부치과 등은 저소득층 아이 152명의 건강주치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반송지역 초ㆍ중학교 교사 100명과 학부모 30명, 반송경찰지구대 대원 20명, 대학생 20명 등 180여명이 아이들과 결연하고 있다. 특히 지역주민, 교사, 학부모 등 자발적으로 모인 300여명의 후원자들이 희망의 사다리 운동본부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지난해 11월 기준, 1억5천여만원)을 보내오고 있어 사다리의 튼튼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정국 교육장은 “반송지역은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되어 3년간 예산을 지원받아 복지사업을 펼쳐왔지만 2005년 지원이 종료되었다”며 “이에 또 다시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을 것을 염려해 소외아동에 대한 지원이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추진한 것이 바로 희망의 사다리 운동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