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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새해 첫 번째 소원을 빌며.....
사회

새해 첫 번째 소원을 빌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1/09 00:00 수정 2007.01.09 00:00

해마다 새해 해맞이를 하며 한해 가족들의 무사안일과 소원을 빌지만 올해는 특히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 해서 많은 이들이 더 큰 희망을 안고 소원을 빌었으리라 생각한다.

1월 1일, 올해 처음 맞는 휴일인데 거친 바람이 불청객처럼 새벽의 단잠을 깨웠다. 잠을 깨고는 잠시 새해 계획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항상 연초에는 많은 계획으로 시작하지만 연말에는 또 허무하게 지나가는 한해를 아쉬움과 후회로 보내곤 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젠 더 이상 나에게도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너무 많은 시행착오와 힘든 여정에 많이 아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와서 그것 또한 내 인생의 일부분이요 살아있다는 증거였다는 것을 깨달으며 인생의 여유를 만끽하게 되었다.

새해를 맞으며 낚시꾼들의 손끝에 느끼는 짜릿한 손맛처럼 인생의 묘미를 건져 올려 보석처럼 진주처럼 삶을 다듬으며 나의 인생을 정리하여 모든 이와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내 나이 사십대 중반, 나에 대해 너무 관대하게 살았지 않나 후회도 하고 자책도 해본다. 남들은 잘하지 않는 봉사활동을 한다고 추켜세우지만 난 그분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온다.

이젠 더 이상 봉사라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곰씹어 본다. 오른손이 하는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하지만...

정말 음지에서 남모르게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음에도 새해부터 감히 나서서 ‘봉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봉사도 이젠 생활의 한부분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 같이 소외되고 힘든 이들을 조금만 신경 쓴다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게 되고, 우리네 인생 역시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인생의 마지막에 접어든 힘없는 할머니들에게 내 팔다리를 조금 빌려줘서 목욕봉사를 하고 난 뒤 따뜻한 눈길과 고마움에 눈물을 글썽이는 그분들을 보며 진정한 정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될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그들의 눈이 되어 산을 오르다 보면 그들의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 사연을 들으며 건강히 산을 오르내리는 지금 내 모습에 인생의 숨겨진 의미를 느끼는 기회를 만나곤 한다.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로 행복해 하며, 한 자락의 노래로 세상을 가지는 그들의 마음에 부끄러움을 느끼곤 한다.

창가를 두드리던 찬바람도 이제 잠잠해 지려나 보다.

첫 해 새벽을 찬바람 덕택에 일어나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것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무리 괴로운 인생이고 끝나지 않는 고통이라도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고, 지금 창가를 두드리는 찬바람이 잦아들듯 삶의 고난함도 또 잦아들겠지.

흐린 날이 지나고 태양이 구름 속에서 나타나듯 행복한 삶이 어디에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만 나 자신, 내 가족만의 행복을 바라기보다 올해는 나보다 힘들고 괴로운 이를 위해 작은 실천부터 행동에 옮겨보는 것이 좋겠다.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 누구나가 실천할 수 있는 습관 같은 것이다.

비단 올해만 아니라 내 인생 끝나는 날까지 눈과 귀가 되고 팔다리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새해 첫 새벽 창가를 두드리는 찬바람 소리를 들으며 다짐해본다. 비록 아주 작은 시간 일지라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박 정 숙(주부. 신기주공A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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