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초원에서 소가 방목되는 농장을 더 이상 생각하지 마라. 분뇨와 오물더미가 가득한, 소 몸집만한 공장같은 좁은 공간에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투여하며 만들어진 괴물이 바로 미국의 소이다. 나는 '지옥'을 보고 온 것이다"지난 17일 종합운동장 대회의실에서 KBS스페셜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을 제작한 이강택 PD 초청 강연이 펼쳐졌다. 이 강연을 주최한 양산여성회(회장 황은희)는 한미 FTA 협상 시작의 4대 선결조건 중에 하나로 미국산 쇠고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강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PD는 "조류독감이나 에이즈 등 대부분의 병은 세균에서 오는 것이지만 광우병은 세포 자체가 파괴되는 병이기 때문에 예방할 수 없으며 백신조차도 만들 수 없는, 그야말로 걸리면 죽는 병이다"며 "게다가 최근에는 변종 광우병이 등장해 안전하다고 알려진 '뼈를 제거한 30개월 미만의 송아지' 역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광우병 기획을 준비하기 위해 직접 미국 축산업 현장을 보고 왔다는 이PD는 "8만5천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네브래스카주의 '아담스 농장'을 취재하면서 '이곳은 괴물을 만드는 공장이구나'라고 생각했으며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동물성 사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묘사하며 "미국정부는 광우병이 잘 발생하는 뼈와 뇌를 갈아서 만든 '육골분 사료'만 금지됐을 뿐 동물성 사료는 여전히 허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녁 무렵 공장으로 들어간 트럭에서 소의 뼈와 내장 등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PD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은 미국 축산자본과 그들의 로비에 휘둘리는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