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봉사, 순수한 목적까지 훼손해청소년봉사활동은 내신 성적에 반영되는 학교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일정 시간을 채워야하는 의무가 있다. 각 학교별 차이는 있지만 봉사활동 시간이 초등학교는 15시간,중ㆍ고등학교는 20시간이다.이렇게 성적에 반영되는 의무 시간이 정해져 있다보니 청소년봉사활동이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내신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정신지체장애인생활시설 무궁애 학원 김유정 복지사는 "개학직전 저녁 늦게 시설로 찾아와 '급하게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한다'며 봉사활동을 하게 해달라고 조르는 학생들을 돌려보낸 적이 있다"며 "또 어떤 학부모는 자녀와 함께 찾아와 2시간 봉사를 한 후 '둘이 합쳐 4시간 한 것으로 학생에게 봉사확인서를 만들어 달라'고 막무가내로 요구해 진땀을 빼기도 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덧붙여 "이런 학생들은 단순히 봉사활동 점수를 얻기 위해 일시적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며 "꾸준히 진심어린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 다른 학생들의 순수한 목적까지도 훼손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학교 자체적으로도 청소년봉사활동을 문화 관람,강좌 청취 등 행사시 인원을 동원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손아무개(양산지역 A고.2) 학생은 "성교육 강좌를 들으면 봉사시간를 준다고 해서 우리반 친구들 대부분이 그 강좌를 듣고 왔다"며 "또 가스안전점검 설문지를 작성하면 1시간,동아리 활동을 하면 8~10시간 씩 봉사시간을 주니까 일부러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청소년봉사활동은'봉사학습'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문제가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봉사활동이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것은 청소년봉사활동이 학교교육에서 채워지지 않는 체험활동과 사회참여의식을 높이는 교육적 효과를 함께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소년복지전문가들은 청소년봉사활동의 교육적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올바른 봉사활동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양산자원봉사센터 정남주 사무국장은 "성인들의 봉사활동은 자발적인 완전한 활동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청소년들은 그렇지 못하다. 청소년봉사활동은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정도로 체험과 배움을 통해 봉사를 몸에 익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따라서 청소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과 프로그램을 찾고 기획하는 것부터 배울 수 있도록 봉사활동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봉사활동에 대한 기본취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청소년봉사활동 실무자,학교 관계자,더 나아가 학부모들까지도 올바른 봉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교육청 관계자는 "청소년봉사활동을 운영하는 실무자와 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실시해 편법적인 방법으로 청소년봉사활동 시간을 부여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며 "더불어 허위시간을 요구하는 학부모와 학생이 발생하지 않는 문화적인 토대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 또한 장기적인 과제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