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 개설 투명행정, 주민참여
자체 홍보기자단 구성 마을소식 공유
“아파트 각 라인에 우편반송함을 설치해 주면 안되요? 이사온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전 주인의 우편물이 계속 들어와요”, “좋은 제안 감사드리고요. 우체국에 문의해서 우편반송함을 설치하도록 할께요”흡사 아파트 반상회를 연상시키는 이 대화는 ‘덕산아파트’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
http://ducsanapt.co.kr)에 올려져 있는 글이다. 이 카페는 물금읍 범어리에 있는 483세대의 덕산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아기자기 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자연마을 보다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 속에서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지다 보니 여태처럼 마을이장이 알음알음으로 마을의 대소사를 꾸려가기는 힘들다. 그래서인지 마을이장을 비롯해 마을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활동모습도 변하고 있다. 여기 덕산아파트 사람들처럼 말이다. 덕산아파트는 김성민 마을이장, 정봉만 관리소장, 오강훈 운영위원장, 손경애 부녀회장을 비롯해 젊음과 의욕이 넘치는 많은 일꾼들이 마을을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쉼없이 뛰고 있다. 김성민 이장은 카페를 개설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마을공동체의 성격이 바뀌면 마을행정도 그에 따라 변해야 한다”며 “이처럼 열린 공간을 통해 투명한 행정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시간이 없어 아파트 대소사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주민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카페에서 먼저 눈에 띄는 코너가 ‘덕산마을뉴스’인데 이 공간은 ‘덕산알림이’의 아파트 자체 홍보기자단이 꾸려가고 있다. 김철수(34)씨를 단장으로 5명의 기자로 구성된 ‘덕산알림이’는 아파트 곳곳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사진과 글에 담아 주민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덕산민원실’에는 주민들의 제안이나 건의사항을 받아 적극 마을행정에 적용하고 있고, ‘이사왔어요’를 통해 새로 입주한 주민이 공개적으로 모든 주민들에게 인사할 수 있으며, ‘아나바다’와 ‘상설시장’은 알뜰하게 시장을 보며 봉사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농산물을 직거래 할 수 있도록 원동의 농촌마을과 자매결연도 준비하고 있다. 정봉만 관리소장은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웃 얼굴도 모르며 삭막하게 산다고들 하지만 우리 덕산아파트는 절대 예외다”며 “아파트를 위한 일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는데 어찌 ‘살고 싶은 마을’이 되지 않겠느냐?”고 흐믓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