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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주민과의 대화, 혁신하자..
사회

주민과의 대화, 혁신하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1/30 00:00 수정 2007.01.30 00:00

전국에는 400여개의 지역신문이 있는데 본사는 그 가운데 100여개 지역에서 발행되는 지역 주간지들과 교환, 구독하고 있다. 기자들은 이 신문들을 통해 다른 지자체의 활동과 흐름을 분석하고 좋은 정책은 취재, 보도하기도 한다.

헌데 지역 신문을 읽다보면 지자체 돌아가는 게 어찌 그리 비슷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령 예를 들면 자치단체나 공직계의 인사, 행정 시책, 자치단체 수상 소식 등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비슷한 시기에 지면에 실린다.

새해 초, 각 지자체에서 갖는 단체장과 주민과의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지역 신문들처럼 본지도 지난 1월 16일 물금읍을 시작으로 23일 강서동에서 마무리된 2007년 주민과의 대화, 전체 일정을 일일이 현장 취재하여 보도했다.

그런데 이런 연래 행사가 열리고 나면 지역 언론들에는 공통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실린다. 그 첫째가 주민들이 단체장과의 대화를 숙원사업 건의하는 자리로만 여긴다는 것, 또 대화의 자리 참석자 면면이 흔히 말하는 지역 유지 일색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주민 건의 사항에 대해 단체장들이 검토 또는 아니오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주민 간담회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문제는 일견 이해가 된다. 정상 경로를 통해 마을 또는 지역 단위 숙원사업을 건의하면 행정부서 검토, 예산 편성 단계를 거치려면 많은 시일이 걸린다. 또 사업의 효율성, 우선 순위 등을 따지다 보면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단체장 면전에서 직접 들이밀면 특별히 관리된다는 점을 주민들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심성 행정에 다름 아닌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역점 시책에 시민들의 가감 없는 의견이 제시되는 토론회가 바람직하다.

또 참석자 면면이 보통 이장, 새마을지도자 등 행정과 협력 관계에 있거나 우호적인 사람들로만 채워지는 것은 혹여 시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발언을 우려한 일선 행정의 편의적인 사람 선정에 따른 결과이다. 이를 입증하듯 한 지역에서는 간담회 중간에 ‘시장님께 기립 박수를 보내드리자’는 발언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므로 비판과 대안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시민사회 단체와 정치상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도 참석시켜야 단체장의 균형성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지역 신문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단체장의 선심성 답변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양산시민과의 대화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9개 읍·면·동 간담회에서 오근섭 시장은 주민들의 건의에 대해 ‘안 된다’ 또는 ‘면밀히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은 없었다. 주민들의 건의 사항은 적게는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 원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건의 사항을 다 수용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사업을 집행하려면 관련 법규 등 법률 상관관계, 사업의 타당성, 효율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그럼에도 오 시장은 예산 확보 등 우려되는 점을 말하는 실무자들의 말을 가로막아 가며 ‘무조건 해주라’는 지시 일변도로 일관했다. 시민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면 단체장은 생색만 내면 그만이지만 담당 공무원들은 일 년은 늙는다는 어느 공무원의 푸념을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단체장은 행정가이기에 앞서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산다. 이 간단한 등식이 정작 행정의 시스템을 흐트려 놓지는 않는지 이제라도 성찰해보길 바란다.
지역 공동 의제를 놓고 토론하는 장, 내년 초에도 열릴 혁신된 주민과의 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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