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는 서슬퍼런 동장군의 기세에도 굴하지 않고 잎과 줄기가 시들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는 식물들이 있다. 지칭개나물도 그 중 하나이다. 지칭개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인데, 들판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사람 허리 높이까지 자라는데, 겨울에 볼 수 있는 지칭개는 키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양지바른 곳만 있으면 매서운 겨울 바람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만큼 생명력이 질기니 그것을 취하여 나물로 먹으면 얼마나 우리 몸에 좋겠는가. 야생으로 자라는 나물이 우리 몸에 좋은 까닭은 바로 이 생명력 때문이다. 대를 거듭하여 거친 비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땅 에너지와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여 몸에 축적시키며 살아남아온 저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온실에서 재배된 채소의 에너지와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자연에서 자라는 나물들은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면서 또한 우리 몸을 치유하는 좋은 약재로서 쓰여올 수 있었으리라.지칭개도 니호채(泥胡菜)라 하여 어혈을 없애고, 열을 내리며, 뼈를 붙게 하고, 종기를 낫게 하며, 심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는 데 사용하는 약재이다. 지칭개는 뿌리가 붉고 굵으며, 잎은 깃털 모양으로 깊게 갈라져 있고, 꽃은 보라색으로 핀다. 간혹 꽃만 보고 지칭개를 엉겅퀴와 혼동하는 사람도 있는데, 엉겅퀴는 잎과 줄기에 가시가 있고,지칭개는 가시가 없으며 잎 뒷면에 잔털이 있어 허옇게 보인다.
지칭개 뿌리는 쌉쌀하면서도 아린 맛이 나고, 냉이 뿌리와 비슷한 향이 난다. 살근살근 씹히는 맛이 좋으면 그냥 요리하고, 뿌리를 칼등으로 찧어서 부드럽게 해도 좋다. 잎은 매우 쓴 편인데 살짝 데쳐서 물에 담가 우려내면 어느 정도 제거된다. 된장이나 고추장에 무쳐도 좋지만, 쓴맛에 어울리게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으면 겨울철 입맛을 돋워주기도 한다.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도 함유되어 있어 겨울나기에 좋은 건강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