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할머니는 “너무나도 고마워서 그저 눈물밖에 안 난다”며 “시에서 집을 철거한다는 소리가 들려 요즘 많이 힘들었는데 연탄을 보며 힘을 내야겠다”고 손을 꼭 잡고 연신 고맙다며 허리를 굽히신다.지난달 31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양산지사 고객지원팀 사무실에는 사람이 없다.
지역의 공기업으로 매달 봉사활동을 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있기 때문이다. 이날 지역난방공사 '행복나눔단'은 양산시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특별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연탄 살 돈이 없어 하루하루가 힘에 겨운 불우이웃 17명에게 100장씩 총 1천700장을 전달한 것이다.고객지원팀 담자룡 과장은 “지역 공기업이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게 저희 일인데요”라며 “주로 ‘감사의 집’이나 ‘무궁애 학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겨울이 되니까 추위와 씨름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생각났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자원봉사센터 정남주 사무국장은 “지역난방공사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고 해서 난방공사의 특성을 살린 연탄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연탄을 전달받은 17명 외에도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안타까워했다.이날 전달된 연탄은 3년 전부터 장인이 20여년간 운영해온 연탄가게를 이어 받아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연탄 배달을 하고 있는 김영수(44. 강원연탄)씨가 지원했다. 지역난방공사 양산지사 고객지원팀 직원들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봉사활동에 나선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반짝하는 생색내기 봉사가 아니라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같이 걸어가기 위해 매달 활동하던 것이 올해로 벌써 3년째다.해가 거듭될수록 힘겨워지는 겨우살이. 온 몸을 희생해 불을 밝히는 연탄처럼 이웃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는 이들이 있어 그래도 버틸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