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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평범한 설을 보내고 싶었는데...”..
사회

“평범한 설을 보내고 싶었는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2/13 00:00 수정 2007.02.13 00:00
해고통보 1년, 투쟁 1년 한일제관 노동자들

2007년 설날을 맞는 양산사람들

설날이 코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한가위와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가족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일이 기다려지지만 오히려 설이 더욱 가슴 아픈 사연으로, 고달픈 일상으로 다가오는 양산사람들이 있다.
쉽게 잊혀져가는 그들의 숨은 사연을 들여다 보며 명절의 또 다른 의미를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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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노동자 3명 모두가 한 가정의 가장인데
이 명절을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 정말 막막하네요”

“지난해 이맘때쯤 해고통보를 받았어요. 설연휴를 보내고 출근하니 ‘이제 더는 출근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1년이 지났네요... 여전히 하늘이 노랗고 가슴이 무너질 듯 아프지만 점점 무기력해지지는 않을까 스스로에게 겁까지 나요...”

‘한일제관, 부당해고 철회하라!’
1년째 목이 터져라 외쳐보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만 울려 퍼지고 있다는 한일제관 해고노동자들. 지난해 1월 한일제관이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희망퇴직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사측은 ‘희망퇴직자에 한해 기준위로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통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일부 노조원들은 ‘산재노동자, 여성가장, 장기근속자 등에게 차별적인 대우를 자행하면서 희망퇴직을 강요했다’고 팽팽히 맞섰다. 이후 소씨 등 3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최종정리해고 명단에 포함되었고 지금까지 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복직을 위한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부당 해고 이후 처음 맞는 설인데, 가족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어요. 저뿐만 아니라 해고노동자 3명 모두가 한 가정의 가장인데 이 명절을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해고노동자 소아무개씨. 37)”

“아내가 오늘 출산을 했어요. 그렇게 기다려 왔던 새생명인데… .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해고노동자 전아무개씨. 38)”

“설 명절 전에는 끝이 날 줄 알았는데 조금 전에도 협상이 또 다시 결렬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음이 공허해 아무런 생각이 없네요. 그저 그냥 이렇게 앉아 있을 뿐이예요(해고노동자 신아무개씨. 50)”

끝을 알 수 없는 외로운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은 그저 시계바늘을 돌리고 싶은 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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