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잊혀져가는 그들의 숨은 사연을 들여다 보며 명절의 또 다른 의미를 되새겨 보자. --------------------- “원동역은 원동마을 주민들에게는 단순히 역이 아닌 추억과 만남의 공간이기에 잊혀져가는 시골역으로 남게 만들 수는 없어요” “어어? 아주메, 밀치지 쫌 마이소!” 추억 속 기차역 설 풍경에는 양손에 짐꾸러미 가득 안은 사람들이 기차를 먼저타기 위해 밀고 당기던 그러다 짐꾸러미가 떨어져 정종이 깨지고 부침개가 나뒹구는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고달팠지만, 그래서 더 즐거웠던 고향열차. 원동역은 100여년이란 세월만큼이나 많은 추억들이 새겨져 있는 곳이다. 원동역을 꿋꿋이 지켜나가고 있는 강득웅(55. 사진) 역장은 오늘날 기차역의 설 풍경을 ‘사람은 떠나고 추억만 남아있다’는 말로 요약했다. “명절 인구가 시골이 아닌 도시로 모이기 때문에 이제 더는 명절이기에 기차역이 붐비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네요. 그래도 어르신들의 짐꾸러미 속 부침개 냄새가 ‘아~ 명절이구나’라고 느끼게는 만들어요”1903년 신축된 원동역은 일명 ‘낙동강 일주 구간’이라고 불리우는 삼랑진, 원동, 물금역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원동면 인구가 서서히 감소해 4천여명도 되지 않아 마을주민들의 통근열차가 지난해 말 폐지되면서 타고 내리는 승객이 하루 3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동마을 주민들에게는 단순히 역이 아닌 추억과 만남의 공간입니다. 출근시간 기차 2대를 추가로 증차해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개인별 고객관리 카드 작성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역광장을 이용해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일일장터 개장으로 지역알림이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계획하고 있어요”강 역장은 오는 설에도 원동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을 위해 커피, 녹차, 사탕 등을 준비하고 역을 찾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