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부지깽이나물..
사회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부지깽이나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2/13 00:00 수정 2007.02.13 00:00

얼마 전 입춘이 지났다. 아직 산속에는 마른 겨울 나뭇가지만 가득하지만, 고개를 들어 보면 살갗을 스쳐 지나는 바람도 어느새 부드럽게 느껴진다. 공기에서도 달콤한 냄새가 나는 듯하고, 땅 속에서도 식물들이 새싹을 피워 올리려고 들썩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다.

이른 봄에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나물은 부지깽이나물이다. 아직 땅이 얼어 있을 때 가장 먼저 새봄을 알리며 돋아나는 부지런한 식물이기도 하다. 부지깽이를 닮아 부지깽이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린 새순을 살짝 데쳐서 갖은 양념을 하여 먹는데 씹히는 맛이 부드럽고 향기가 좋다.

부지깽이나물은 겨자과의 두해살이풀로 가을에 지상부가 소멸하고 뿌리는 겨울잠을 잔다. 그리고 초봄에 가장 먼저 땅 위로 새싹을 틔워 올린다. 일명 천동초, 명천동, 혹아지꽃이라고도 하는 부지깽이나물은 다 자라면 60센티미터까지 큰다. 이 때는 줄기가 아주 억세지는데 옛날에는 다 자란 줄기를 베어다 아궁이의 불감을 헤집는 부지깽이로 쓰곤 했다. 그래서 이름도 부지깽이나물이다.

부지깽이나물은 어릴 때 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나물로 먹는데,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조물조물 무치면 된다. 향이 좋고 씹히는 맛이 보드라우면서도 쌉쌀한 맛이 있어 겨울철 입맛을 돋궈준다. 데친 것을 말려두었다가 묵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이때 물에 오랫동안 담가 쓴맛을 우려내는 것이 좋다.

부지깽이나물은 약으로도 쓰는데, 기침과 가래를 삭혀주고,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으니 환절기에 걸리기 쉬운 감기 예방에 아주 좋다.

산행의 참맛을 아는 사람은 겨울 산행을 즐긴다. 겨울 산속 어딘가에는 지금쯤 부지깽이나물이 돋아나고 있을 것이니, 한번쯤 시간을 내어 산행도 즐기고 몸에 좋은 산나물도 한번 만나보는 것이 어떨까.

 

솔뫼.

양산 토박이로 25년간 영축산 토굴에 살면서 3대째 대를 이어 약초와 식물, 자연 생태를 연구해 왔다. 현재 통도사 부근의솔뫼산야초 농장(홈피: www.솔뫼산야초.kr)에서 우리 고유의 약초와 희귀 야생화를 복원하고 자연에 되돌리는 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저서로 《영축산 약이 되는 식물》과 최신간 《산속에서 만나는 몸에 좋은 식물 148》가 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