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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웃음과 흥을 나누는 원효풍물패..
사회

웃음과 흥을 나누는 원효풍물패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2/20 00:00 수정 2007.02.20 00:00

“깨깨 깽깽 깽깨갱~”
꽹과리가 본격적으로 흥을 돋우자 각자 발끝을 까딱이며 한바탕 놀아볼 태세에 돌입한다. 저마나 채를 하나씩 들고 살포시 눈을 감고 입술을 지그시 깨문다.

꽹과리는 자신의 음률에 취해 신이든 듯 두드리고, 굵직한 징소리와 북소리가 멀리멀리 메아리친다. “어얼~쑤” 여기저기서 추임새가 튀어 나오고 어느새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서로에 눈을 응시하며 환하게 정말 환하게 웃음 지으며 음률의 최고조에 달한다. 지켜 보는 이는 절로 흥이나 어깨를 덩실거린다.

저녁 9시께 원효풍물패가 연습하는 현장을 들여다보며 생각한다. ‘이들에게 풍물이 무엇이기에 이다지도 열정적인 것일까?’

지역을 대표하는 민간 풍물모임인 ‘원효풍물패’.
1998년 마음이 통하는 풍물쟁이 8명이 모여 만든 자그마한 모임이 이젠 지역 한마당 축제에 없어서는 안 될 대표 풍물패가 되었다.

도민체전 개·폐막식, 시 생활체육대회, 양산하프마라톤 축하공연, 고로쇠 축제, 각종 경로잔치 등 그동안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맛깔스런 공연을 펼치며 골수팬까지 몰고 다니는 스타군단이 된 지 오래다.

정천권, 김광석 전회장에 이어 제3대 회장으로 풍물패를 책임지고 있는 박성호 회장(47. 상북면)은 “풍물의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하면 할수록 흥에 겹고 사람끼리 정이 깊어지는 우리 풍물패는 마치 블랙홀 같아요. 아시죠? 블랙홀은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는 거”라며 풍물자랑을 늘어놓았다.

원효풍물패는 지난해까지 8번의 정기공연을 가졌다. 열린 야외무대에서 공연하다 지난 2005년부터 실내로 무대를 옮기며 실력뿐 아니라 회원들 사기도 부쩍 향상되었다고 한다.

서길상 부회장(36. 북정동)은 “한번은 공연 때 회원 며느리가 꽃다발을 들고 와 ‘어머니께 이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며 서로 껴안고 우는데 정말 감동이었어요. 실내무대에서 정식으로 공연을 펼치니 가족들에게 자랑스럽고 음률에 집중할 수 있어 실력도 향상되고 두루두루 값진 경험인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모두 35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풍물패는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나이는 풍물을 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최고 연령을 가진 이태순(60. 부산 온천장)씨는 “풍물은 나이가 들수록 더 매력적인 거 같아요. 집도 부산인데 한번도 빠지지 않고 연습이나 공연에 참여하고 있노라면 ‘나에게도 이런 열정과 젊음이 있었나?’하고 스스로 놀랄 때도 많아요”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처럼 풍물이 좋고 사람도 좋아 우여곡절이라곤 없었을 것 같은 원효풍물패지만 지금의 연습실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마음 고생이 무척 심했다고 한다.

박성호 회장은 “풍물소리가 너무 크다며 주민들이 항의해 연습실을 옮겨 나닌 것 만해도 10여 차례가 넘어요. 이제는 안정된 보금자리가 있으니 마음껏 우리 열정을 발산하는 일만 남았죠. 풍물뿐 아니라 민요, 상고 등 또 다른 실력 쌓기에도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원효풍물패의 활약 기대해 주세요”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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