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벽지, 섬 등 도서지역은 경제·문화·행정 측면에서 소외 돼 사실상 보건진료소가 모든 의료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지역에서 근무하다보면 도시와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우선 도시와 농촌은 일상생활에서 체감물가가 다르다. 저소득층 노인인구가 많아 약을 처방하기 전 환자 상태파악과 동시에 약값을 저렴하게 처방하는 데도 신경써야한다.응급의료기관이 없어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처치, 이송 등에서도 보건지소가 관여하게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지만 현재 공공의료기관에서는 기본 응급처치만 가능하다. 교통문제는 항상 골칫거리다. 대중교통수단이 월활치 않아 응급이송차량보다는 이웃의 도움과 같은 비공식적인 후송체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민간요법이 성행하고, 환자 순응도나 복약지도 등의 교육에 있어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된 민간치료는 합병증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이 절실하며, 이웃 간 서로 약을 교환해서 먹거나, 아껴먹는 등 잘못된 복용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될 수 있겠으나 복약지도나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생활환경의 개선 등에 대한 교육은 의료인으로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보건교육을 통한 생활습관의 개선이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의료취약지역에서 보건의료기관이 모든 것을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정된 보건의료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분담이 필요하고 준 의료인을 통한 인력보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밖에 민간자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뒷받침해주고, 현재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정간호 등의 방문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 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의료기술 발달에 따라 도심지역은 의료의 혜택을 받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취약지역의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의료소외와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의료체계의 큰 틀을 바꾼다는 것은 힘들겠지만 현재의 의료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보건교육 확대와 의료인력의 효율적 활용이 아닐까 생각한다.원동면 보건지소장
공중보건의사 남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