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희경이에게 꿈만 같던 기회가 온 것이다. 양산 유일의 놀이동산인 통도환타지아에서 하루종일 정말 마음껏 놀이기구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조금도 쉴새없이 바이킹, 청룡열차, 밤바카, 하늘자전거 등을 타러 다니느라 어느새 녹초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희경이는 전혀 힘들지가 않다. 집에 가면 할머니에게 자랑할 생각, 일기장에 오늘 있었던 일들을 모조리 적을 생각에 집으로 가는 발걸음도 마냥 신난다. “이 아이들은 우리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우리 역시도 내 아들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 봉사활동이 아니라 봄 햇살 좋은 날 우리 자식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놀러온 거죠”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양산지부협의회(회장 박숙희. 이하 양산적십자)는 지난달 28일 지역의 결손가정 자녀 140명을 대상으로 ‘봄맞이 나들이 봉사’를 펼쳤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8개 지역 40여명의 양산적십자 봉사자들이 참여해 1일 어머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들이 봉사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놀이동산을 찾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조그마한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10여년 동안 꾸준히 해 왔던 봉사활동이라고. 박숙희 회장은 “10여년 전 제 손을 꼭 잡고 놀이동산에 놀러와 마냥 신나했던 꼬마아이가 어느새 성숙한 어른이 된 모습을 보았을 때,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며 “현재 여건이 어려워도 밝은 얼굴로 자라주고 있는 이 아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또 양산적십자 원동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전순옥 회장은 “원동이라는 지역 특성상 아이들이 쉬이 놀이동산에 놀러 올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기회는 아이들에게는 더없는 기쁨일 것”이라며 “어떤 봉사활동이건 모두 다 보람되지만 특히 놀이동산에서 노닐고 있는 아이들의 미소를 볼 때 봉사자들은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양산적십자는 나들이 봉사 외에 자연정화활동인 ‘거리 껌때기’, 10월 ‘독거노인위안회 ’, 각 지부별 ‘노인목욕봉사’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참봉사를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