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머리길이 3cm 넘으면 안돼. 여학생들은 교복치마 무릎에서 5cm 위로 올라가면 절대 안돼. 다들 명심해" 고등학교에 입학해 학생부장 선생님에게 교복이나 두발에 대한 학교규정을 들었을 때 학생이라면 한번쯤 '누가 정했지? 너무 한다. 바꿀수 없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 보자. 교사가 생활규칙을 결정하고 학생들은 그 규칙에 따르기만 했던 기존의 학교 틀에서 벗어나 학생, 학부모, 교사 3자가 대화하고 의견을 나눠 생활규칙을 만든 학교가 있어 화제다. 웅상읍에 위치한 웅상고등학교(교장 한구태)는 지난 8일 학생대표와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교사 등 105명이 모인 가운데 '체벌없는 학교 만들기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는 2007학년도 학교규칙의 하나인 학생 생활규칙을 만들기 위한 자리로 그간 학생들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심도있는 토론을 펼쳤다. 학생대표는 학생들이 결정한 생활규칙을 발표하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함께 발표된 의견 가운데 서로의 생각을 절충해 최종적으로 '2007 웅상고 생활규칙'을 제정했다. 토론 내용은 학생들의 두발, 교내외 폭행예방, 흡연예방, 교내 휴대폰 사용제한, 교실 수업태도 개선 등이다. 특히 이번 토론을 통해 학생 스스로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벌점제 도입에 모두가 동의했다. 따라서 학생이 규칙을 어기면 규정된 벌점을 받게 되고 벌점이 쌓이면 선도위원회에서 선도규정에 의한 벌을 받게 되며, 반면 선행 학생에게는 그에 합당한 점수를 보상받아 자신의 벌점을 삭감할 수 있도록 했다. 차방석 인성부장 교사는 "이 토론회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제시한 좋은 학교 만들기의 한 방법이자 도교육청의 학생 체벌 예방 취지에도 부합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며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절충해 생활규칙을 제정함으로서 체벌을 피하고 벌점으로 경고하여 학생 스스로 생활을 잘 지켜나가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