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뿌리 찾는 일본인, 제자리걸음 유물환수..
사회

뿌리 찾는 일본인, 제자리걸음 유물환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3/20 00:00 수정 2007.03.20 00:00
일본 노무라재단 동면 도요지 발굴 제안
북정고분군 유물 환수운동 지지부진

일본이 자국의 찻잔의 뿌리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는 가운데 지난해 삽량문화축전 기간동안 서명운동을 벌였던 북정고분군 유물환수 운동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관련기사 2006년 9월 8일자, 148호 보도>

지난 14일 시의회를 방문한 노무라 문화재단 타니아키라 학예부장 일행은 김일권 시의회 의장과 시 관계자 등을 만나 동면 법기리에 사적 100호로 지정되어 있는 도요지 발굴을 위한 제안을 했다.

도예가 신한균 선생과 함께 양산을 방문한 타니아키라 부장은 "법기 도요지가 '기다리는 것이 오지 않아 안달이 난다'는 뜻의  '이라보다완(伊羅保茶碗)'으로 불리며 일본 국보 26호인 '이도다완(井戶茶碗)'과 버금가는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발굴을 참관 후 논문 발행을 허용할 경우 재정적인 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타니아키라 부장이 발굴에 대한 지원의사를 밝힌 법기리 도요지는 임진왜란 이후 수교가 끊기고 다시 복원되기까지 일본과의 교역을 위해 1607년 동래부사가 현재 부산 용두산 공원 인근에 위치했던 왜관에 설치된 가마와 별도로 양산에 설치한 가마터 가운데 하나.

법기리 도요지는 일본 다완과 문양 및 방식이 동일한 사발이 발견되어 도요지가 활성화되었을 당시 이곳 가마에서는 일본 수출을 위한 이른바 '주문생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에 적극적인 노무라재단은 "법기리 도요지 발굴이 이라보다완의 존재를 확인할 경우 일본에서 발행된 사발 등과 관련, 출간된 모든 책자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일본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동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정고분군 유물에 대한 환수운동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일본 동경국립박물관에 전시ㆍ보관되어 있는 유물들은 1920년 당시 조선총독부 고적조사위원 우마즈카 제이치로(馬場是一郞)와 총독부 기수 오가와 케이키치(小川敬吉)가 발굴을 담당해 발굴보고서까지 만들었으며 특히 신라 금동관은 우리나라 고분군 발굴 사상 최초의 일로 기록될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삽량문화축전 당시 시민들을 상대로 환수서명운동을 펼치면서 유물환수운동의 불씨를 살렸지만 이어지질 못하고 있는 상황.

시는 북정고분군 정비사업과 함께 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올해 유물환수운동을 위한 예산까지 편성했지만 유물환수운동 주체, 방식 등을 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른 나라에 묻혀 있는 유물까지 욕심내는 모습과 다른 나라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자국의 유물조차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 엇갈리는 장면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