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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공립 병설유치원, 이대로 좋은가?..
사회

공립 병설유치원, 이대로 좋은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3/20 00:00 수정 2007.03.20 00:00
‘저렴한 교육비’ 만으로는 학부모 발길 잡지 못해

사교육비 과다지출 등에 따른 학부모들의 출혈을 막고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서도 공립유치원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빈교실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공립 병설유치원은 숫자늘이기에만 급급해 내실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공립유치원을 말한다’ 첫 번째 순서로 공립 병설유치원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공립 병설유치원, 이대로 좋은가?  
② 유아교육 공교육화의 초석 ‘단설유치원’  
③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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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에 대한 보육과 교육은 과거부터 많은 문제점과 함께 논란이 일어왔다. 여유있는 가정에서는 경쟁이라도 벌이듯 각종 전문학원에 유아들을 보내기 시작했고, 재수를 해서라도 고가의 유명 사립유치원에 들어가기를 희망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사립유치원, 학원 등 사교육기관들은 교육비를 마구 올려댔고, 일반시민들은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자녀의 교육비 감당에 허리띠를 졸라맬 정도였다.

이처럼 학부모들간 위화감이 조성되고 유아교육에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는 사회 부조리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한 것이 바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다.

교육비ㆍ교사는 경쟁력 우위

양산지역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지난해 3월 설립된 원동초 이천분교 병설 유치원을 포함해 모두 25개로 550명의 유아들을 수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병설유치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연 ‘저렴한 교육비’ 때문이다.
사립유치원은 병설유치원보다 교육비가 많게는 10배 가까이, 적어도 6배 이상 비싸다. 더구나 교육보조자재 구입 등 각종 잡비를 수시로 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시교육청에 신고된 교육비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병설유치원은 한끼 2천원 미만의 급식비 외에 내야하는 잡비가 없어 상대적으로 교육비 지출이 적은 것이다.

또한 병설유치원 교사는 국가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국가에서 지원되는 각종 연수를 이수해 비교적 전문성이 높은 유아교육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믿을 수 있는 교사와 저렴한 교육비로 일부 학부모들은 병설유치원을 찾지만 여전히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을 선호한다.
 
열악한 시설ㆍ차량 미비 등 지적

선 원아수에서 사립과 공립의 양극현상이 뚜렷하다.
현재 양산지역은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은 25개, 사립유치원은 25개로 모두 50개의 유치원이 있지만 4천167명의 원아 가운데 병설 유치원은 550명, 사립유치원은 3천617명으로 사립유치원이 병설 유치원에 비해 원아수가 6배 가량 많은 실정이다.

이처럼 병설유치원을 기피하는 요인 중에 하나는 열악한 시설에 있다.
병설유치원은 초등학교 빈시설을 개조해 사용하기 때문에 각종 시설과 구조가 유아의 신체구조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유아들이 활발한 놀이활동, 신체활동, 학습활동에 제한과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원동초와 용연초 병설유치원을 제외하고는 통원 차량이 운행되지 않아 학부모들이 직접 자녀들을 통원시켜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뿐만 아니라 사립유치원은 방학일수가 1~2주인데 비해 병설유치원은 초중등교육법의 적용을 받아 4~5주 기간 동안 방학을 가지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또 다른 보육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키도 한다.

종일반 운영이 가장 큰 문제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병설유치원은 종일반 운영이 아직 정상화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양산지역 25개 병설유치원 가운데 종일반이 운영되고 있는 학교는 10개 뿐. 그마저도 종일반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해 일선 유치원에서는 종일반 운영을 기피하고 있는 현실이다. 

ㅇ초등학교병설유치원 관계자는 “종일반 운영비 대부분이 난방비로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연간 100만원의 지원금은 난방비를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인력 부족과 안전사고 위험, 방학 중 급식문제 등 종일반을 운영하기 위한 기반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지만 양산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병설유치원 종일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여성들의 사회진출로 인해 유아를 맡기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주부들이 날이 갈수록 많아져 공교육에서의 보육서비스는 어찌보면 시대적 요구이기 때문이다.

국·공립유치원연합회 양산지회 관계자는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면 인건비나 운영비를 조금 늘여주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병설유치원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일시적인 행정지원이 아닌 병설유치원 운영 전반이 개선되어야 하기에 독립적인 행정체계와 기반을 가진 단설유치원 설립이 해결의 실마리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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