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11시 30분 통도사에서는 321년 동안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던 범종이 퇴임하고 복제품이 취임하는 자리가 열렸다. 시와 통도사는 지난해 7월부터 범종의 낙후화로 보존대책이 요구되자 따라 국비 7천만원과 시비 3천500만원 등 1억500만원을 범종복제작업을 진행해 9개월 만인 지난 14일 완료했다. 이에 321년 동안 맑은 소리를 들려주던 진품 범종은 성보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진품이 있던 범종각에는 복제품이 자리잡았다.조선후기 불교공예를 대표할 수 있는 걸작품인 통도사 범종은 조선 숙종 12년(1686) 당시 범종 장인이었던 비구 승려 사인이 제작했다. 그가 제작한 8구의 동종 중 유일하게 팔괘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1999년 보물로 지정됐다. 통도사 범종은 매일 아침 28번, 저녁 33번의 타종으로 은은하고 향기로운 울림을 전한다.
성보 박물관 신용철 학예실장은 “아침타종은 조상들이 생각하던 28수 별자리를 제자리로 돌려보내고, 저녁타종은 부처님이 계시는 수미산 33천계를 뜻하는 것으로 불제자들에게 부처님의 세계를 전달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교체된 동종 외에도 통도사는 국보인 대웅전과 금강계단을 비롯해 20개의 보물을 보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통도사 불화의 경우 6년 동안 꾸준히 보수를 하고 있고, 그 외에도 지난해부터 대웅전 축운헌 개보수를 위한 설계 작업을 진행해 올 상반기 중에 착공하고 취운암 법당도 개보수 설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문화재 복원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