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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식목일에 즈음하여...
사회

식목일에 즈음하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4/03 00:00 수정 2007.04.03 00:00

식목일은 말 그대로 나무를 심는 날이다. 나무는 숲에서 저절로 나고 자라는데 왜 굳이 식목일을 정했던 것일까?

우리나라는 국토의 70%정도가 산림이다. 나무와 숲이 많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하여 예로부터 집을 짓거나,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에 각종 나무가 재료로써 사용되었다. 그러나 너무 많으면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인가.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숲을 이용하는데 힘을 쓰고 후세대를 위해 가꾸는데 소홀해지게 되었다. 게다가 일제 침략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산림은 초토화되기 시작하였다. 숲에 의존하여 살아가던 우리 조상들의 삶을 한 순간 뒤흔들어놓은 큰 사건이었다.

그리하여 1970년대에 대대적인 산림녹화가 시작되었고, 황폐한 산에 차례대로 나무가 심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나무를 심어야 좋겠는데, 빨리 자라고 모양도 곧은 리기다소나무가 적격이다 판단하여 이 나무가 우리나라의 산야를 덮게 되었다. 

이제 3~40년이 흐른 뒤 숲의 모습은 어떠한가?
소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이 더욱 멋있고 풍성하게 될 줄 알았더니 빽빽히 줄맞추어 심은 소나무들은 둘레를 키울 줄 모르고 삐쭉하게 길기만 한 소나무가 되었다. 리기다소나무는 우리나라의 고유종이 아니므로, 우리나라 토양에 적응하는데 약해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나무의 본줄기 중간에서 잎을 내면서 스트레스를 표현한다.

우리나라 땅은 산성토양이며, 산성토양일수록 잘 자라는 우리나라 소나무는 아무리 심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절대로 본 줄기에서 잎을 내는 법이 없다. 소나무등껍질 모양의 두꺼운 껍질 옷을 입고 휘영청 가지를 뻗은 멋진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지금은 재선충까지 소나무를 위협하고 있다. 자연은 스스로 조절하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아마 재선충은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내려온 존재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소나무만 한 곳에 빽빽이 심지 않았더라면 재선충에 대해 이렇게 민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심기만 많이 심어왔다. 이제는 우리 동네와 가까운 산을 자주 찾고 누가 찾아도 상쾌하고 기분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가꾸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이제 숲에 가서는 덩쿨 식물이 너무 많이 엉켜 있으면 걷어주고, 쓰레기를 치워주고, 작은 야생화에 관심 가져주는 사랑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숲연구소 부산경남지부장 정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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