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에서 ‘교육혁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비교적 보수경향이 강하다는 교육계에서 이같은 혁신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은 잠재되어 있는 학생들의 소질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격식이나 지시, 통제보다는 창의성과 자율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양산에 새로운 교육혁신을 기대하며 지방교육혁신경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뽑힌 지방교육청과 단위학교의 혁신사례를 소개한다. -------------------농촌 시골학교가 ‘현대식 서당교육’으로 떠나가는 학교에서 찾아오는 학교로 탈바꿈했다.
대전 변두리 농촌지역에 자리한 홍도초등학교(교장 윤형수)가 바로 그 주인공.
흥도초는 학년별 1학급으로 모두 6학급에 불과한 미니학교이지만 재학생의 한자 실력은 대전 최강을 뽑낸다.2년 전부터 현대식 서당교육을 시작한 흥도초는 매주 1시간씩 편성한 재량활동시간을 이용해 한자를 정규교과로 가르친다. 이러한 활동으로 최근 전입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8급부터 4급까지 한자급수 자격증을 갖고 있다. 특히 4급은 한자 1천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중학교 3학년 정도의 수준이다. 지난해 졸업생 모두가 4급 자격증과 함께 사자소학 및 명심보감까지 떼고 졸업했다.교재는 이 학교 이영균 교사가 개발한 ‘천지현황(天地玄黃)’.
한자급수에 맞춰 4권으로 이뤄진 이 책은 한자에 대한 풀이와 설명은 물론 관련 한자어와 용례를 소개하고, 학생이 손수 써보며 익히도록 공책기능도 덧붙였다. 이 교사는 7년전부터 한자공부를 시작해 1급 자격을 취득한 한자 고수이다. 또 다른 한자교재는 사자소학과 명심보감이다. 천지현황 1,2권을 마친 학생은 사지소학을 배운다. 하지만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 배운다.이 교사는 ‘부생아신(父生俄身)’, ‘모국아신(母鞠俄身)’으로 시작하는 사자소학 40강을 ‘개구리송’, ‘학교종이 땡땡땡’ 등 동요 40곡에 가사로 붙였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노래하면서 한자를 익힐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흥도초가 방과후활동으로 마련한 한자심화교실 역시 전교생의 절반이 참여하는 등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은 여름방학에도 일주일에 이틀씩 등교해 명심보감을 강독했다. 또한 학생들은 한자 공부를 통해 다른 교과 학습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학습하던 것과는 달리 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각 교과의 학습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 윤형수 교장은 “현대식 서당교육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수준별 반편성을 해 한자시간에는 1학년과 6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데, 이러한 반편성은 미니학교이기에 가능한 이점이다”며 “농어촌 미니학교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교육혁신사례이기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