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에서 '교육혁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비교적 보수경향이 강하다는 교육계에서 이같은 혁신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은 잠재되어 있는 학생들의 소질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격식이나 지시, 통제보다는 창의성과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추어 본지에서는 양산에 새로운 교육혁신을 기대하며 지방교육혁신경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뽑힌 지방교육청과 단위학교의 혁신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선생님, 00가 몰래 우리 과수원에 들어와서 사과를 따 먹었어요..."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수륜초등학교(교장 박경흠)는 전교생이 105명 되는 평화로워 보이는 전형적인 농촌학교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인 실로암 학생 34명과 일반학생들과의 마음의 벽이 학교를 멍들게 하고 있다. 일부 실로암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들의 과수원 농작물 훔치기와 도벽<그리고 실로암 학생들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집단 공격 등의 피해가 속출해 서로간의 마음의 벽이 쉬이 풀리지 않았다. 11명의 교원들은 시설수용학생이나 결손 가정의 학생들이 바르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는 감화를 주는 인성교육이 너무나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해결 하고자 '가족결연'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교생 105명과 학교운영위원,실로암 관계자<수륜면 기관단체장과 일부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가족 결연식을 가졌다. 가족 구성은 실로암 학생 2~3명,< 일반 학생 4~5명<부모 역할을 하는 교사 1명을 포함해 6~7명을 한 가족 단위로 하는 16가구가 새롭게 탄생되었다. 16가족은 요일별로 매일 4개 가족씩 자율적으로 도래샘에서 독서활동을 실시했다. 1주일에 1회 이상 하는 가족독서로 독서를 싫어하던 학생들도 맏이 학생과 부모교사의 도움을 받아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으며<독서토론으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져 학습과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 가족단위로 청백팀을 나눠 다채로운 경기를 펼치는 '온마음 가족운동회'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일반가정의 학부모<실로암 직원과 요양원 노인들<지역민들 모두가 모여 사회복시시설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실로암 찾아가는 공부방도 운영했다. 2명의 여교사는 퇴근 후<매주 2회씩 실로암 공부방을 찾아 34명의 학생에게 2시간씩 수학<한자를 가르쳤다. 또 실로암 요양원 체험도 실시해 학생들이 직접 재롱잔치<안마해 드리기<옛이야기 듣기 등으로 정을 나눴다. 박경흠 교장은 "가족 결연 이후 도벽과 집단적인 공격 성향,농작물 피해<어린이 임원 선거 시 몰표 현상이 사라졌다"며 "이같은 소식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다문화 가정을 가진 5개 초등학교,사회복지시설과 양로원이 있는 3개 학교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학교를 수차례 방문했다"고 말했다. 또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결손가정이나 사회시설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편견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점이 큰 문제였다"며 "하지만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는 누구나 마음의 문을 연 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좋은 사업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