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뭘 먹을 지 고민하는 행복한 사람들. 바로 삼성동 주민들이다. 이렇게 주민들을 행복한 고민 속으로 빠트린 주범은 바로 ‘삼성문화의 집’. 강좌가 끝날 때마다 설문조사를 통해 새로운 강좌를 추가해가면서 배우고 싶은 것 많은 주민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배움터, 삼성문화의 집. 그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다양한 프로그램
문화욕구 ‘숨통’“전에는 문화강좌 하나 들으려면 부산에 있는 백화점까지 갔었어요. 오가는 데만 3시간이 넘게 걸렸죠. 그런데 우리 동네에 이렇게 좋은 문화의 집이 생기니까 얼마나 좋아요. 나태해지는 제 자신을 강좌를 통해 다스릴 수도 있구요. 앞으로는 한자교실이나 수지침 강좌도 있었으면 좋겠어요”종이접기 작품을 만들고 있던 최화숙(39)씨는 문화의 집이 삶의 활력소라고 말한다.
삼성문화의 집은 지난해 4월 7일 북정동 531-1번지 307㎡ 부지에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743㎡ 규모로 개관했다. 주민들이 취미ㆍ교양강좌를 들을 수 있는 창작실과 유아놀이방은 지상1층, 초ㆍ중학생들이 즐겨 찾는 청소년공부방과 도서열람실, 인터넷부스는 2층에 마련되어있다. 요가나 째즈댄스를 배울 수 있는 다목적 강당은 3층에 위치해 연 3만여명, 하루 평균 100여명의 주민들이 애용하고 있다. 개관당시 운영 강좌는 요가, 펠트공예, 노래교실 3개 강좌 6개반이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요가, 펠트공예, 째즈, 예쁜글씨, 서예교실, 바둑, 종이접기, 칼라클레이 등 8개 강좌 17개반이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방학기간에 초ㆍ중학생을 대상으로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해 청소년 방학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다.인력부족
공부방 도우미 필요하지만 삼성문화의 집도 여느 문화센터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바로 인력부족이다. 현재 743㎡ 규모의 삼성문화의 집을 관리하고 있는 직원은 청소담당 공공근로를 제외하면 한명 뿐이다. 유일한 직원인 김명희씨는 혼자서 지하1층 주차장을 제외한 지상 1~3층을 혼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 평균 100여명이 넘는 사용자 중 절반가량이 초ㆍ중학생인 문화의 집 특성상 안전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있다는 것이 문제다. 조금만 주위를 기울이지 않으면 아이들끼리 다툼이 일어나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1층에는 유아놀이방이 있어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는데 2층에서 아이들이 공부방이나 인터넷 부스에서 소란을 피우면 금세 올라갔다 내려와야 합니다. 혼자서 1층부터 3층까지 수시로 돌아다니는 것이 여간 힘이 부치는 게 아니예요”공부방으로 사용되는 2층은 도서열람실과 인터넷부스가 붙어있어 공부를 하러 온 아이들이 주위가 시끄럽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지금은 강좌를 듣던 어머님들이 번갈아가면서 일손을 거들어 주기 때문에 한결 낮지만 아이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관리뿐만 아니라 공부도 도와줄 수 있는 공부방 도우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여름방학 때는 공공근로 공부방 도우미가 학습지도도 해주고 공부방 분위기도 조용히 만들어줬어요. 아이들도 정리된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고 책을 보니까 좋아하고 덩달아 어머니들도 좋아하셨죠. 더불어 도서 분실 수도 많이 줄었구요”활용도에 맞는
공간 재구성 필요활용도에 맞지 않는 공간구성 또한 삼성문화의 집이 더 나은 문화센터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할 산으로 거론됐다. 현재 8개 강좌 17개반 중 요가와 째즈댄스를 제외한 모든 강좌가 1층에 위치한 창작실 한곳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 그마저도 한쪽 구석에 칸막이를 설치해 6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시청각실을 만들어놨는데 단순히 칸막이로 경계만 구분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서예나 바둑교실 등 다른 강좌를 운영할 때는 시청각실을 사용할 수가 없다. 자연히 시청각실은 강좌운영이 적은 주말에 한시적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2층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2층의 2/3을 차지하고 있는 청소년 공부방은 그 면적에 비해 이용자 수가 너무 적고 남녀노소 모두 즐겨찾는 도서열람실은 공부방 맞은 편 귀퉁이에 조그맣게 자리해 있는 실정이다. 도서 수도 400여권으로 어린이 도서가 대부분이다. 관리직 김명희씨는 “마음같아서야 활용도가 높은 창작실과 도서열람실을 확장했으면 하지만 지금은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주민들이 편하게 강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동 관계자는 “양산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문화센터 사업을 늦게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설 면이나 프로그램 내용은 우수한 편”이라며 “도서확보나 공공근로충원, 추가 강좌개설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