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놓고 스승과 제자의 갈등이 표출됐던 양산학춤이 또 한 번 비틀거리고 있다. 옛 선비의 단아함을 본 딴 듯 간결한 춤사위로 양산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인 양산학춤은 지난해 전수 후보자 선정을 둘러싸고 스승인 김덕명씨와 제자 최찬수씨 간의 갈등이 생겨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룬 바 있다.<본지 148호, 2006년 9월 8일자 보도> 당시 최씨가 스승의 뜻을 따라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히면서 전수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하지만 스승과 제자 간의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는 학춤 사사에 따른 사사비 수령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벌어진 진실공방은 지난달 말, 부산예고에 다니던 한 학생이 2003년에 사사비 300만원을 내고 김씨에게 양산학춤을 전수받은 뒤, 최근 이수증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해당 학생측은 사사비 300만원을 김씨의 제자인 최씨에게 대신 전달하고 일주일 동안 최씨에게 전체적인 양산학춤을 전수받은 뒤 마지막 날에 김씨에게 직접 춤 지도를 받아 양산학춤 전수자인 김씨에게 정식으로 사사를 받은 것이라며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양산학춤 사사부분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며 사사비 300만원을 받은 적도 없고 해당 학생에게 직접 춤을 가르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제자 최씨는 "2003년 1월 27일에 김덕명 선생님의 계좌로 300만원을 온라인 입금했고 선생님이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비디오 자료도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양측간 한 달을 끌어온 사사비 300만원에 대한 '줬다ㆍ 안줬다' 진실공방은 지난 11일 김씨가 최씨의 요구에 따라 은행 통장 거래내용을 확인하면서 일단락됐다.처음 사사비를 받은 적도 없고 춤을 가르친 적도 없다고 주장하던 김씨는 통장확인 결과 사사비를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자 "은행 직원이 착각해서 나에게 말을 안 한 것 같다"며 300만원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은 고령으로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스승의 사사비 횡령 의혹을 받은 최씨는 "해당 학생이 이수증을 요구했을 때부터 한 달 넘게 김덕명 선생에게 통장확인을 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며 "사건이 커지고 나서야 뒤늦게 확인하는 것은 무슨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한편 이들의 갈등을 지켜보던 양산문화원 관계자는 " 스승에게 사사비를 전달하고도 오해를 받아 교직에 몸담고 있는 최씨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며 "지난해에 이어 계속되는 김덕명 선생의 비뚤어진 제자사랑이 이제는 끝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