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의 출연진 대부분 고귀하신 정치인들이다. 웬일인지 출연하신 거룩한 분들은 체면불구하고 웃기신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인기 코미디언보다 더 웃긴다.
왜냐. 한마디로 ‘상식파괴’다. 나랏님들은 권위가 있고 힘이 세며 많이 배운 분들이라는, 우리 백성들과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우리의 선입견, 우리의 상식을 사정없이 깨어버리기 때문이다. 신문광고에도 ‘돌출광고’라는 게 있다. 조용히 기사를 따라가던 독자의 시선은 느닷없는 돌출에 당황한다. 뜬금없이 눈앞에 들이대는 광고모양에 독자의 시선은 갈팡질팡한다. 잠시 주춤대는 사이에 광고는 독자의 뇌를 파고들어 이미지를 아로새기고 떠난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안든 정보는 우리 뇌와 충돌하며 기억을 남기고 가는 것이다. 이것이 돌출광고의 효과다. 지난 12일 부산 태종태 앞, 먼 바다에서 돌발영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1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단다. 최근 3년 사이 5번째란다. 부산과 후쿠오카를 잇는 국제여객선 ‘코비’가 돌출을 만난 것이다. 고래일 것이라고 추정될 뿐, 아직까지는 미확인 잠행물체와의 충돌임은 분명하다.이렇게 돌출은 다양한 모양새로 우리들을 울고 웃게 만든다. 웃을 수 있는 ‘꺼리’는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사람들을 울게 만드는 돌출은 어떻게든 피해야만 한다. 그러나 돌출은 끊임없는 느닷없음이다. 예고없음이요, 뜬금없는 들이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종 보험을 개발하고 점을 치기도 한다. 정말 이런 ‘알 수 없어요’를 피할 길은 영영 없을까.거창하게 비약하자면 인간의 문명사는 이런 ‘돌출과의 눈물겨운 투쟁’일 수도 있다. ‘예고없음과의 끊임없는 싸움’일 수도 있다. 인간의 역사는 어쩌면 예측불허의 영역을 ‘알 수 있어요’의 영역으로 조금씩 옮겨온 것이 아닌가. 미지의 세계를 확신의 세계로 야금야금 잠식해 온 것이 인간의 역사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수학과 논리를 확장시키고 이성과 과학의 영역을 확산시켜왔는지도 모른다. 안타깝지만 이런 인간의 필사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돌출’이 우세한 듯 보인다. 미확인 물체의 느닷없는 출현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래야 겸손할 수 있을 테니...곧 선거다. 웅상출장소 시대가 열렸다. 웅상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선택할 시간이 다가온다. 2007년 4월 25일이다.
일꾼들에게 권한다. 돌출 앞에 겸손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