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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풀뿌리문화- 나비가 날아드는 부채꽃 날개짓..
사회

풀뿌리문화- 나비가 날아드는 부채꽃 날개짓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4/17 00:00 수정 2007.04.17 00:00
부채춤에 담은 삶과 열정, 목련무용단

오색 고운 부채들고 사뿐사뿐 춤을 춘다. 살랑살랑 치맛자락 바람에 나부낀다. 활짝 펼쳐진 꽃잎들이 한들한들 날아올라 금실은실 꽃이 핀다. 예쁜 나비가 날아든다. 팔랑팔랑 물결치며 부채꽃이 춤을 춘다. 부채춤 - 홍명희 작사/곡
봄을 맞아 곱디고운 목련이 꽃망울을 터트리듯 부채꽃을 피우는 사람들, 목련무용단이다.

“마음맞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춤을 추고 그 춤으로 아름다운 봉사를 한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죠” 정수자(47)총무는 목련무용단은 단순히 춤만 추는 곳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운 부채춤을 추는 곳이라고.

꽃처럼 아름다운 봉사

“처음엔 멋모르고 부채춤도 추고 어르신들도 도와드린다고 해서 왔는데 이제는 이것 없인 살 수가 없어요. 부채춤을 출 때 가장 행복하고 부채춤으로 다른 이들을 즐겁게 할 때 그 행복이 배가 되거든요” 무용단과 연을 맺은지 벌써 5년째인 이강림(56)씨는 부채춤과 봉사는 끓을 수 없는 유혹이라고 말한다.

매번 무궁애 학원과 벧엘병원에서 목욕봉사도 하고 춤으로 자원봉사를 하면서 춤과 사람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마음씨만큼 아름다운 춤사위가 목련무용단의 또다른 자랑이다.

해마다 5월에 서울 경복궁에서 열리는 신사임당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해 주위의 찬사를 받을 만큼 알아주는 실력파들이다. 또 시에서 주관하는 각종행사에 초청받아 한 달에 한 번은 꼭 무대에 서는 바쁜 몸이다. 멋진 공연을 보여 주기위해 연습도 게을리 하지않고 있다.

일주일에 4번이나 연습을 하다보니 가족보다 얼굴을 맞대고 있는 시간이 더 많다며 큰일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회원들. 언니, 동생하며 친자매 같이 지내면서 저마다 즐거워서 하는 일이라 건강도 좋아지고 봉사하는 기쁨도 두 배라고 자랑이다.

임영순(53)씨는 “봉사도 봉사지만 춤을 추고 나서부터 지긋지긋하던 오십견이 싹 나았어요. 부채춤은 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신을 쓰기 때문에 스트레칭이 절로 되더라구요”라며 건강을 위해서라도 부채춤을 한 번 춰보라고 권한다.

당당함 아름다움을 위한 춤사위

우리네 인생을 하루로 나타낸다면 저마다 각자의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이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아직 오전일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오후를 가르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목련무용단은 정오를 지나 하루가 끝나가는 무렵의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죽음을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는가보다는 어떻게 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적게 남았기에 죽음에 대한 준비를 서서히 하고 있어요. 전 부채춤을 추면서 꽃처럼 나비처럼 아름다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정해화(54)씨에게 부채춤은 단순히 재미가 아닌 살아온 날을 정리하고 남은 날을 준비하는 동반자다. 팔랑팔랑 물결치며 부채꽃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의 말처럼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늙어가는 것 또한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회원들. 부채춤과 함께 인생의 해질녘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당당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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