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제자를 위해 양주중·물금고 두 학교가 힘을 합쳐 다시금 학교 진학의 기회를 제공, 제자에게 잊지 못한 선물을 선사했다. 이은우 학생(17)은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아버지를 돌보며 하루하루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한 은우는 사회진출을 빨리 하기 위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창녕공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입학금과 기숙사비 등 입학 후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 결국 진학을 포기하고 말았다. 은우는 지금 형편으로는 양산지역을 벗어나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뒤늦은 포기였기에 이미 추가모집 시기까지 지난 터라 다른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쳐 버렸던 것. 은우는 결국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채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평소 은우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었던 양주중 김달수 교사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며 여기저기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양산지역 고등학교에 은우의 진학을 상담했고 어려운 사정을 전해들은 물금고등학교에서 흔쾌히 입학을 허락했다. 김 교사는 “물금고는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학교가 임의대로 입학 허가를 내어 줄 수 없지만 다행히 추가입학이라는 공식적인 경로가 있어 진학이 가능했다”며 “은우를 힘껏 밀어주었지만 그만큼 힘껏 당겨주는 학교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일”이라고 물금고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 “친구들과 어울려 몸과 마음을 키워가야 할 나이에 어려운 가정형편이라는 벽에 부딪쳐 고등학교에 가지 못했다면 은우에게는 평생 상처로 남았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현재 물금고 담임교사로 어머니가 없는 은우에게 마음의 어머니가 되어 주겠다는 한인자 교사는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의 은우를 처음 보았을 때 또래 아이들보다 생각이 깊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헤어져 살아왔기 때문에 어머니 정이 많이 그리울 은우에게 학교에서나마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은우의 꿈은 사회복지사라고 한다. 아니 은우 말을 빌리자면 ‘그냥 어려운 사람들 많이 도와주고 싶은 것’이 자신의 꿈이란다. 장학금으로 학업을 이어온 어느 학생이 훌륭한 경영인으로 성장해 사회독지가가 된다는 이야기.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닌듯하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큰 감동으로 되돌아온다’는 교훈을 새삼 되뇌이게 만드는 훈훈한 사제사랑의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