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잉~ 왜에~ 선생님 안가면 안되나?”
한시간 넘게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신나게 놀았건만 신기초 장애우반 아이들은 올림피아체육관(북정동) 김홍원 관장에게 더 있어달라 졸라댄다. 김관장에게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고 매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젠 전혀 낯설지 않다. 장애우 아이들의 체육교사가 되어준 지가 벌써 3년째이기 때문이다. “또래 친구들과 한참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안전의 문제로 항상 교실에만 있는 장애우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3년 전 제가 운영하는 체육관 문을 장애우 아이들에게 활짝 열었죠. 방과후만이라도 위험시설이 없는 체육관 안에서 여느 아이들처럼 뛰고, 구르고 마음껏 놀아라는 생각이었어요”하지만 김관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못했다. 방과후 체육관이 아닌 학교에서도 체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기 시작한 것. 고심 끝에 장애우 도우미반 무료 체육교사가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김관장은 지난해 양산초, 어곡초, 신기초에 직접 방문해 장애우 도우미반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다는 것 보다는 삼촌 같은 선생님이랑 한시간 동안 신나게 논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했어요”
김관장은 특수체육실기교사 자격증까지 보유한 이 분야의 전문가이다. 유니바, 줄넘기, 링고리, 짐볼놀이 등 놀이가 접목된 특수체육으로 장애우 아이들의 정서발달과 신체조정의 효과까지 가져오는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김관장의 아이 사랑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체육관 문을 열기 시작했던 94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장가정, 기초수급가정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쳐 주고 있다. 게다가 이 아이들과 장애아동 복지시설 늘푸른집에 봉사활동을 함께 다니며 ‘자신도 누군가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참교육도 행하고 있다. “얼마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디서 들었는지 군대 갔다던 아이가 문상을 왔더라고요. 어느새 다 커서 제 슬픔을 위로해 주는 이 아이, 아니 이제는 청년이 다 된 녀석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아이들은 김관장에게 운동만을 배우지는 안는 듯하다. 사랑을 받는 방법,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눠주는 방법까지 모두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