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구조 양극화
중소기업 위협현재는 혼란의 시기이며, 과도기이다. 앞으로는 중간층이 없어질 것이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이것은 기업이나 국민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백화점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중산층이 백화점의 자장 큰 고객이었고, 상품도 이에 맞춰 출시됐다. 하지만 지금은 중간 아이템은 팔리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비싼 상품이 잘 팔린다. 아니면 아주 싸야 팔린다. 한쪽에서는 명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또 한쪽에서는 1천원 마트가 유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사람은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기업과 소점포가 산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가 계속된다면 중소기업과 중산층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대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리면 그만이고, 소점포는 힘들어도 지출규모가 작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자체 브랜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외로 눈을 돌릴 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종업원이 많다 보니 지출도 만만찮다. 대부분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흔들면 이리 저리 흔들리는 파리 목숨인 것이다. 앞으로 3~4년 내에 중기업의 미래가 결정되리라 생각한다. 대기업·중소기업
상생구조 고민해야웅상 지역에 대형마트가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웅상의 상권은 자연스럽게 몰리게 돼 있다. 대형마트는 돈을 벌겠지만 지역 유통업체는 지리멸렬할 것이다. 대기업 하나를 위해서 중소기업 아홉 개가 문을 닫는 것이다. 저인망 쌍끌이 어선이 치어까지 싹쓸이 하듯 지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 대형마트는 모든 아이템을 다 포함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기업의 횡포다. 대기업은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돈이 된다 싶으면 중소기업의 아이템까지 손을 대니 중소기업이 살아갈 길이 없다. 정부가 반강제적으로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사업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정해줬으면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도 든다. 사업 아이템뿐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정말 피땀 흘려 노력해서 업체 규모를 키워 놓으면 이를 흡수하거나 아예 같은 업체를 하나 만들어 버린다. 예를 하나 들겠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납품하던 튼튼한 하청업체가 하루아침에 부도가 났다. 대기업이 판매하던 제품을 그 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 판매하려 한 것이 그 이유다. 대기업이 본사에 납품하지 못하게 막는 것 까지는 예상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은행에서 압력이 들어온다. 은행도 대기업의 압력에는 어쩔 수 없다. 자금줄이 막힌 그 중소기업은 결국 문을 닫았다. 이것이 대기업의 횡포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과 손을 잡지 않으면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없다. 결국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눈치나 봐야 하는 구조다. 기업은 투기보다
투자에 힘 쏟아야중국의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일부 생필품의 경우 국산보다 가격도 싸고 질도 좋다. 이렇다 보니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이를 수입하고 있다. 이것 또한 문제다. 볼트를 다루는 업체가 볼트를 수입한다. 가구를 다루는 업체는 가구를 수입한다. 중국에서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이 수익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술이 도태된다. 지금 힘들어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 미래가 있지만, 현실에 안주해 수익만 쫓다보면 미래가 없다.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연구개발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기업이 이를 지원해줘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은 국내 투자보다는 외국 투자를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의 마음가짐에도 문제가 있다. 상당수 기업인들이 주관도 없고 철학도 없다. 그저 돈만 쫓는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려운 현실이 기업인들을 투기로 내몰고 있는 것 같다. 공장을 하다가 땅값이 오르면 팔겠다는 기업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장인정신이나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지 오래다.신뢰가 밑천
솔직함이 경쟁력개인적으로 IMF때 많은 고비를 맞았다. 경제적인 손실을 많이 봤지만 돈은 언제나 벌수도 있고 잃을 때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믿음이 깨지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다. 가장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렸고, 가장 믿었던 직원이 배반을 했다.당시 많은 것을 느꼈다. 사업하는 기업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이다. 못 지킬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흔히 하는 거짓말이 ‘다음 주에 결제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이다. 당시 위기를 모면하고자 이런 말을 남발한다면 신용을 잃는다. 어려우면 어렵다고 정확히 얘기해야 하고 날짜를 잡았으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것은 거래처에 돈을 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신용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돈이 없을수록 신용을 지켜야 한다.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힘들지만 긍정적으로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손해를 볼 때도 있다. 거래처가 부도나도 받으러 가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부도가 났을까’라고 생각한다. 이것 또한 신뢰다. 훗날 상대방이 다시 일어났을 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끈끈한 신뢰관계가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느라 힘들지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모든 기업인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버텨 낸다면 좋은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