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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어서오세요, 여기는 희망찾기 1번지랍니다”..
사회

“어서오세요, 여기는 희망찾기 1번지랍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5/08 00:00 수정 2007.05.08 00:00
자활후견기관 '희망찬 가게'

“언니~ 이 반바지 얼마예요?”
“단돈 천원입니다”
대부분의 물건이 1천원이고 제일 비싼 옷이 7천원인 이 곳. 삶이 힘들었던 사람들이 모여 함께 희망을 나누고 그 희망으로 새 삶을 시작한 이들이 모인 ‘희망찬 가게’다.

지난 달, 양산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자리 잡고 문을 연 희망찬 가게는 양산자활후견기관 희망찬 재활용사업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10평 남짓한 조그만 공간에는 아기 옷부터 어른 옷까지 종류별로 갖춰져 있고 가방, 신발에 오목 조목 없는 것이 없다. 규모도 작고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손님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찾는 사람이 제법 된단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도 제법 된답니다. 요즈음은 마니아층까지 생겼을 정도라니까요”

모든 제품은 기증받은 즉시 세탁을 하고 다림질까지 하기 때문에 오염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적시던 것이 그 이유였다. 거기다 가게 한쪽 벽을 다 차지하고 있는 비누가 향을 더해 기분이 상쾌해진다.

회원들이 직접 만든 비누는 이름도 ‘엄마가 만든 비누’다. 혈액순환을 좋게 해서 피부가 맑아지는 민들레 비누, 여성들 세정제 역할을 하는 어성초 비누, 설거지하고 손에 남은 고무장갑 냄새를 한 번에 없애주는 커피 비누까지 종류가 6가지가 넘는다. 이렇게 다양한 효과를 지니고 있는 ‘엄마가 만든 비누’는 그 효과와 노력에 비해 너무도 저렴한 1천원부터 5천원에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들은 굳이 재활용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연 것일까. 희망찬 가게를 관리하는 양경숙씨는 ‘희망을 나눠주는 일’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한때는 즐겨 입었던 옷을 싫증이 나거나 오래돼서 버리죠. 그렇게 버려진 물건들을 다시 씻기고 새 단장을 한 뒤 진열대에 놓으면 새 생명을 얻게 되요. 물건을 사 간 사람은 다시 희망을 나눠주는 것이고요”

삶이 어려워 한 번씩 주저앉았던 회원들은 자신과 꼭 닮은 모습을 지닌 물건이 다시 생명을 얻고 다른 이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볼 때면 힘이 난단다. 같은 아픔을 지닌 이들이 모여 희망을 만드는 희망찬 가게. 혹시나 이 앞을 지나가게 되면 한번 들려 차도 마시고 더위도 식히면서 희망나누기를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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