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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내 동생 보근이
사회

내 동생 보근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7/05/08 00:00 수정 2007.05.08 00:00
장애인의 날
글짓기 최우수상(초등부분)

내 동생 이름은 최보근입니다. 올해 우리 학교 1학년에 입학을 했습니다. 유치원에 다닐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 동생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는데 아침마다 나는 동생을 데리고 옵니다.

아침마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이렇게 당부에 당부를 하십니다.
“명경아, 동생 잘 챙겨야 한다. 찻길 조심하고, 마치면 잘 챙겨와야 한다. 알겠지?”
말끝마다 우리 보근이, 우리 보근이, 동생 잘 챙겨라, 명심해라....

귀가 따갑도록 늘 듣는 말입니다. 이 일이 나에게는 너무 힘이 들고 때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동생 보근이는 장애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장애를 가진 내 동생이라는 이유 때문에 나는 한번도 우리 엄마의 말을 거절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속으로는 늘 엄마에게 이렇게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보근이 밖에 몰라. 나는 안중에도 없지? 나는 보근이 때문에 내 마음대로 뭐든지 다 할수도 없어. 엄마는 이런 내 마음 알기나 해?’
이렇게 말입니다. 그래도 꾹 참고 나는 아침마다 보근이의 손을 잡고 학교에 옵니다. 친구들 동생을 보면 아무렇지도 않는데 우리 동생 보근이를 보면 속이 상합니다.

멋모르는 친구들이나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우리 동생을 보고
“어머, 쟤 좀 이상하다. 장애인이가 봐” 라고 말할 때는 정말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파옵니다. 때로는 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함께 안 놀려고 하는 것 같아 동생을 보면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늘 바쁩니다. 내 일 하랴 동생  챙기랴. 그래도 내 동생이니까 하나뿐인 내 동생이니까 나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동생과 나는 자주 싸웠습니다. 왜냐하면 언어표현이 안되는 보근이는 제 생각대로 안되면 화를 내고 물건을 마구 집어 던지기 때문입니다.

그때 나는 동생의 사정도 잘 모르고 무조건 누나니까 이겨야 한다던지 누나한테 달려드는 동생이 미워서 마구마구 동생을 때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내 동생 보근이는 잘 이해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아끼고 소중하게 보살펴 주고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나경이는 장애를 가진 도현이라는 친구를 너무나도 잘 챙겨주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감동을 받습니다. 그런데 나는 피를 나눈 내 동생 보근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 뜻대로만 하였으니 정말 내가 나쁜 누나입니다.

나는 우리 엄마 말을 믿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쩌면 우리가 넘지 못하는 그 어떤 높은 벽까지도 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단다.”

장애자란 내가 장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더 이상 장애를 극복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사람이 진짜 장애자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몸이 불편하고,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들리고, 말을 못하는 것이 장애가 아니라 당당하고, 밝게, 건강하게, 희망을 갖고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내 동생 최보근 사랑한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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