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 그게 이유죠양산색소폰앙상블은 대부분의 단원들이 학교 교사들이다. 출장과 연수가 많은 교사의 특성상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기가 어려워 연습하기가 힘들지만 색소폰에 대한 열정만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바이올린이나 피아노는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는 있지만 솔직히 말해 타고난 재능이 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요 녀석은 재능보다는 노력이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노력한 만큼은 꼭 되돌려주거든요”신주중학교 사회교사인 이문우(31)씨는 서툴지만 자신이 직접 색소폰으로 ‘마법의 성’을 연주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단다. 지난해 7월, 우연한 기회에 색소폰을 손에 쥐게 된 그는 뒤늦게나마 음악에 대한 열정을 태울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양주중학교 음악교사인 김정웅(27)씨는 색소폰을 연주할 때만큼은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 빨리 실력이 늘어서 아이들에게도 색소폰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그는 “정말 색소폰의 매력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아요. 아이들이 음악시간에 색소폰을 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며 작은 바람을 살짝 전한다. 이 매력에 빠져봐! 조용석(37) 지휘자는 색소폰은 합주를 할 때 음색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솔로연주도 매력 있지만 서로 다른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내는 음색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촉촉히 적신다고. “색소폰은 목관악기를 닮아서 부르기 쉽고 소리는 금관악기를 닮아서 멀리 퍼지죠. 두 악기의 장점만 모았기 때문에 조작도 쉽고 소리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부드러울 땐 한없이 부드럽다가 강할 땐 무서울 만큼 강한 음색을 내죠”예전에는 색소폰 가격이 비쌌지만 요즘엔 중국산 제품이 많이 들어와 인터넷을 이용하면 20~30만원대에 꽤 괜찮은 색소폰을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또 다른 악기와 달리 쉽게 들고 다니면서 악기 하나만으로 많은 이들과 흥겨워질 수 있는 것도 색소폰만의 매력이라고. 떨리는 첫무대지난 해 가을쯤이었던가. 단원들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단다. ‘서툴지만 열정적인 우리 연주를 들려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색소폰을 가까이 하지 않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손에 색소폰을 쥐어주고픈 이들은 그때부터 야심찬 각오로 대형사고(?)를 준비했다. 가슴 설레는 봄을 맞아 아름다운 색소폰 축제를 준비한 것이다. 다가오는 10일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첫 연주회를 앞두고 단원들은 서투르고 어설프겠지만 1년 동안 준비한 솜씨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며 머쓱하게 웃는다. 조용석 지휘자는 “첫 연주회라 단원들이 부담을 많이 느껴서 클라리넷 앙상블과 재즈 연주로 연주회도 풍성하게 만들고 단원들 부담도 덜어주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단원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봄, 아름다운 색소폰 축제’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는 영화와 TV를 통해 익숙한 ‘캐논’과 ‘마법의 성’,‘Sing, Sing, Sing’을 비롯해 남자라면 한 번씩 듣고 눈물을 흘렸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로 그 시절을 다시 추억하게 한다. 서툴지만 열정적인 무대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단원들. 휴식시간도 잠시, 이내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눈빛이 무척이나 진지하다. 이번 목요일 그리 바쁘지 않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이들과 함께 뜨거운 가슴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양산색소폰앙상블 창단연주회일 시: 5월 10일 오후 7시30분
장 소: 문화예술회관 대강당
입장료: 5천원
예 매: 티켓링크(1588-7890) 글_ 조원정 기자 / vega576@ 사진_ 진보현 기자 / hyun00blue@